본문 바로가기
경제

환율 상승에 한은 ‘씁쓸한’ 최대 수익…하이닉스 이어 법인세 2위

반도체 호황으로 수익이 크게 늘어난 SK하이닉스의 5조6280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지난해엔 하이닉스·현대차에 이은 3위였는데 순위가 하나 올라갔다. 정부는 추경을 편성하며 국채 발행을 되도록 하지 않고 한은...

환율 상승에 한은 ‘씁쓸한’ 최대 수익…하이닉스 이어 법인세 2위

한국은행 ‘2025년 연차보고서’

순이익·법인세 모두 사상 최대

한국은행 본관 건물. /뉴스1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 환율과 증권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한국은행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은은 27일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지난해 순이익이 15조3275억원으로 전년 7조8189억원보다 7조5086억원 늘었다고 전했다. 역대 최대였던 2021년 7조8638억원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이창헌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지난해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임에 따라 외환 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해 한은이 달러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이익이 발생했다”며 “지난해 연중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매매 이익도 증가했다”고 했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의 시장 가치는 상승한다.

자기자본이 없는 한은은 외화 자산으로 구성된 외환보유액으로 대부분 수익을 낸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해외 주식·채권 수익금 등이 상대적으로 더 늘게 된다. 지난해 한은이 받은 유가증권 이자(주식 배당금 및 채권 이자)는 12조원으로, 이 중 96%가 환율이 상승할 경우 수익률이 올라가는 외화 증권에서 나왔다.

한은이 역대급 이익을 내면서 추가경정예산을 추진 중인 정부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은은 법인세법에 따른 세율을 기준으로 법인세를 납부한다. 올해 한은의 세전 이익은 20조7650억원으로 전년보다 10조3678억원 늘어 법인세로는 26%인 5조4375억원을 낼 예정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익이 크게 늘어난 SK하이닉스의 5조6280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지난해엔 하이닉스·현대차에 이은 3위였는데 순위가 하나 올라갔다.

/한국은행

정부는 추경을 편성하며 국채 발행을 되도록 하지 않고 한은 등의 법인세를 활용할 것이라고 했었는데, 정부의 예상대로 한은이 큰 이익을 내면서 이 법인세가 추경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세후 순이익 중 한은법에 따른 적립금을 제외한 잔액인 10조7050억원 또한 국고로 귀속된다. 사실상의 세금인 이 금액까지 포함하면 한은이 나라에 내는 돈은 모든 법인 중 가장 큰 규모가 된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원화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한은의 외환보유액이 환율 방어에 투입되면서 외환보유액 중 현금 비중은 2007년 관련 통계를 발표한 후 가장 큰 수준으로 늘었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 외환보유액 중 ‘현금성 자산’ 비중이 10.6%로 전년보다 2.6%포인트 커졌다고 밝혔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채권·주식·금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데, 현금성 자산은 예금 통장처럼 수익이 낮은 편이다. 현금성 자산을 늘려야 하면 외환보유액 수익률은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 비중이 69.5%로 4년 만에 70%선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전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이 5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은 여전히 높다. 상품별로는 미국 국채 등 정부채가 47.8%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정부기관채 8.5%, 회사채 10.9%, 자산유동화채 9.6%, 주식 10.0% 등이었다. 정부채·정부기관채가 소폭 늘고 나머지는 감소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의 자산 비중만 공개하고 수익률은 알리지 않는다. 다만 투자 자산의 비중이 크게 변하지는 않아 2024년말 기준 보유 자산을 토대로 지난해 수익률 추정은 가능하다. 이 방식으로 계산한 외환보유액 수익률은 약 10% 안팎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증권 매매나 배당금·이자 등으로 번 실현 이익뿐 아니라 자산의 평가 가치를 기준으로 한 미실현 이익까지 포함한 수치다.

미국과의 관세 협정으로 매년 최대 2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한국 정부는 외환보유액 수익금 등으로 이를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남석원 한은 예산회계팀장은 “지난해 연차보고서 상 유가증권 이자 및 매매에 따른 수익은 약 21조원으로 이 재원이 대미 투자금으로 활용될 수는 있다”라며 “다만 구체적인 활용 방식 등은 정부와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했다. 27일 환율로 계산하면 21조원은 약 139억달러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