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 2.8% 올랐는데 원화만 6.3% 폭락
전쟁 여파에 코스피 4%대 급락 5100선 붕괴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약 4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원·달러 환율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536원까지 치솟았다.
31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시간외 거래에서 배럴당 106달러를 돌파, 30일(현지시간) 종가인 102.88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종가 기준으로 WTI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의 모든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후 전쟁 종결 가능성이 부각되며 102달러 선으로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WTI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58%가량 상승했다.
유가 급등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웃돌았다. 오후 장중엔 1,536.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1,439원) 이후 원화 가치는 6.3% 폭락했다. 같은 기간 달러화 가치 상승률이 2.8%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유독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이날은 달러화 가치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2월 이후 56조 원) 영향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장악해 통행료를 징수할 경우 중동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현재 환율 레벨(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원화 약세가 더 뚜렷해진 측면도 있다.
이날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코스피는 전날보다 4.26% 급락한 5,052.4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1,052.39)도 4.93% 하락했다. 삼성전자(16만7,200원)와 SK하이닉스(80만7,000원)는 각각 5.16%와 7.56%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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