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격화에 유가 급등…원화 약세 직격탄
달러 강세·파월 매파 발언 겹치며 환율 급등
코스피 2%대 급락…외국인 1조8천억 순매도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상향된 균형 진입”
이란 전쟁 격화에 유가 급등,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81포인트(2.73%) 내린 5,763.22에 장을 마쳤다. 2026.3.19/연합
이란 전쟁 격화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자 국내 증시도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9원 오른 1501.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3월 10일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장 초반 1505.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기준으로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가 한때 1494.5원까지 내려왔지만, 다시 상승 폭을 확대했다.
은행 창구 환전 환율은 1564원대까지 올라 체감 환율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번 환율 급등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을 공격하고, 이란이 카타르 가스 시설을 보복 타격하면서 충돌이 에너지 인프라로 확산됐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줬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까지 더해지며 달러 강세가 심화됐다.
파월 의장은 유가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커졌다며 금리 인하 기대를 낮췄고,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발언을 내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선을 넘어서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
환율 급등은 증시에도 직격탄이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2.73% 급락한 5763.22로 마감하며 58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지수는 장중 5738선까지 밀리며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1조8천741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도 6천658억원을 팔아치우며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2조4천123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79% 하락한 1143.48로 장을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도 동반 하락하며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다우지수는 1.6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36%, 나스닥지수는 1.46% 각각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3.84%, SK하이닉스는 4.07% 하락했고,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대형주도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도 건설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전기·전자, 증권, 운송장비 등 경기 민감 업종의 낙폭이 특히 컸다.
가상자산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1억479만원 수준으로 하락했고, 이더리움 역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마저 하락하며 전통적인 ‘위기 회피 공식’도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유가와 환율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결합된 복합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환율과 증시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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