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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확전 공포에 휘청인 뉴욕증시…3대 지수 혼조 마감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23% 급락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교란이 심화돼 반도체 생산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세를 자극했다. 필라델피아...

확전 공포에 휘청인 뉴욕증시…3대 지수 혼조 마감

-미·이란 종전 협상 진전 기대와 확전 우려가 뒤섞인 뉴욕증시 혼조세

-유가발 인플레 우려에 연준 금리 인상 베팅 급감, 반도체주 급락·알루미늄주 급등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미국 뉴욕증시가 30일(현지시간) 미·이란 종전 협상 진전 기대와 동시에 고조된 확전 우려 속에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출발했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다시 부각되자 상승분을 반납하거나 하락 전환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50포인트(0.11%) 오른 45,216.14에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5.13포인트(0.39%) 내린 6,343.7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53.72포인트(0.73%) 떨어진 20,794.64를 기록했다.

시장은 장 초반까지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백악관은 협상이 “계속 잘 진행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의 새 정권과의 종전 협의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급락한 주가가 과도하다는 인식까지 겹치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결렬 시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다시 살아났다. 그는 “어떤 이유로든 협정이 곧 체결되지 않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개방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란의 발전소, 유전, 하르그섬을 폭격할 것”이라며 “담수화 시설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종전 협상이 틀어질 경우를 대비해 미군 지상군이 중동에 도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CBS는 해군과 육군 특수부대 수백 명이 최근 중동에 배치됐으며, 이들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 확보, 하르그섬 상륙 등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투자자들은 전쟁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의식하며 주말을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데이비드 와그너 앱투스캐피털어드바이저 주식 부문 총괄은 “투자자들은 시장이 목요일과 금요일에 부진하고 월요일과 화요일에 호조를 보이는 이상 현상에 익숙해졌다”며 “이는 나쁜 소식에 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쟁 관련 뉴스가 주말 동안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단기 매매 패턴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공개 발언에서 “에너지 가격 충격은 대체로 빠르게 발생하고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통화정책은 시차가 길고 가변적”이라며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쯤이면 충격은 이미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가 급등만을 근거로 서둘러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시장은 해석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공급 충격이 반복될 경우 “기업, 가격 결정자, 가계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할 수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단기 유가 급등을 이유로 인플레이션 재가열을 단정하긴 이르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되는 상황은 경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언에 따라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베팅은 눈에 띄게 약화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기준금리가 12월까지 25bp(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을 5.6%로 반영했다. 직전 거래일 마감 기준 22.2%였던 인상 가능성이 하루 만에 크게 낮아진 것이다.

업종별로는 전쟁 리스크와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산업주가 1.61%, 기술주가 1.49% 하락했다. 반면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된 영향 등으로 금융주는 1.1% 상승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23% 급락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교란이 심화돼 반도체 생산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세를 자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10% 급락했다. TSMC, ASML, AMD, 인텔 등 주요 반도체주는 3%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반대로 원자재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알루미늄 기업 알코아는 이란이 중동 지역 주요 알루미늄 생산시설을 공격했다는 소식에 알루미늄 가격이 뛰면서 주가가 8% 급등했다.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 상승과 관련 종목 강세로 직결된 모습이다.

개별 종목 중 대형 식품 유통업체 시스코는 레스토랑 디포를 총 기업 가치 29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15% 넘게 급락했다. 대규모 인수로 인한 재무 부담과 통합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44포인트(1.42%) 내린 30.61을 기록했지만, 30선을 웃도는 수준으로 공포 심리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미·이란 협상 결과와 중동 정세, 유가 흐름, 연준의 향후 발언을 주시하며 조심스러운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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