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화투자증권.
채권시장이 전 구간에 걸쳐 급등세를 이어가며 사실상 패닉 장세를 보였다.
단기물부터 초장기물까지 만기 구간을 가리지 않고 금리가 치솟았다. 대외 변수 충격이 누적되며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리는 흐름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주(20일 대비 27일) 통안2년물은 23.2bp, 국고3년물은 17.2bp, 국고10년물은 17.9bp, 국고30년물은 22.4bp 상승했다.
통안2년물 3.491%와 국고2년물 3.499%는 2024년 5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5년물 3.838%부터 50년물 3.681%까지 전 구간 금리도 2023년 11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자로=한화투자증권.
환율 역시 불안하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 재진입했고, 23일에는 1517.4원까지 상승하며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도 흔들렸다. 코스피는 27일 5500선이 붕괴됐다.
대외 환경도 동일한 흐름이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32달러로 다시 100달러를 상회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4%를 넘어서며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 10년물은 2.4%, 독일 10년물은 3.1% 수준까지 상승했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금융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양상이다.
◆ 5조 바이백 투입에도 금리 상승세 지속
자료=한화투자증권.
정부는 26일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총 5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에 나섰다. 27일과 4월 1일 각각 2조5000억원씩 집행하는 구조다. 단기물과 중장기물을 모두 포함해 시장 유통 물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는 코로나19 말기인 2022년 9월 이후 4년 만의 긴급 조치이자, 2021년 이후 네 차례 바이백 중 최대 규모다. 정부는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채 순상환도 병행하기로 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약 50bp 상승해 3.55%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분기말 유동성 경색, 손절 매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긴급 바이백과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채 순상환 계획은 국채시장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안정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다음 달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채권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을 시정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장중 국고채 발행계획을 발표하는 이례적 조치까지 내놨지만 효과는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WGBI는 영국의 FTSE 러셀이 발표하는 대표적인 선진국 국채지수로,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BBGA), JP Morgan 신흥국 국채지수(GBI-EM)와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힌다.
◆ WGBI 자금 64% 흡수…수급 부담은 지속
자료=한화투자증권.
다음달 1일 한국 채권시장은 WGBI에 편입된다. 이에 따라 약 70조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이는 올해 국고채 순증 물량 109조4000억원 대비 약 64% 수준이다. 수급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전체 공급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실제 유입 가능성이 높은 일본계 자금은 약 1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체 유입 기대 규모 대비 약 23% 수준이다.
패시브 자금 특성상 한 번 유입되면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유입 속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중동 사태와 고환율 영향으로 WGBI 자금 유입 속도에는 편차가 있을 것"이라며 "패시브 자금 특성을 고려하면 순차적 유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WGBI 자금 유입 점검반을 가동해 11월까지 외국인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유중인 순현금 가운데 일부가 채권시장에 투자금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자(2025년 1분기 말)의 순현금은 94조원, SK하이닉스(2025년 말)는 90조원 안팎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이들 기업의 대규모 예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1·2년 단기물 국채가 대안 투자처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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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상단 열려…7월 인상 시나리오 부상
글로벌 통화정책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주요 중앙은행들은 기존 ‘연착륙’ 기조에서 벗어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흐름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연내 동결 전망에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고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금융 안정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은 목표 범위 1.9~2.1%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국 연준 역시 기존 금리 인하 전망을 철회하고 연내 동결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세 영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전개 양상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금리 하단보다 상단이 더 견고하다"며 "4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43%~3.70%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종전 기대와 이벤트 변수 '혼재'
시장에서는 전쟁 조기 종료 가능성도 일부 반영하고 있다. 미국이 제시한 공격 유예 기간이 다음달 6일까지라는 점, 초기 제시된 4~6주 시나리오와 시기가 유사하다는 점이 근거다.
미국·중국 정상회담 일정이 5월 14~15일로 잡힌 점도 변수다.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4월 중 전쟁 국면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 역시 협상 진행 사실을 인정했고, 독일 외무장관은 미국과 이란의 파키스탄 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다.
단기 이벤트도 이어진다. 30일 일본은행 의사록, 4월 1일 미국 ADP 고용지표와 ISM 제조업지수, 3일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3월 소비자물가가 핵심 변수다. 2월 2.0%에서 상승 폭 확대 여부에 따라 금리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이미 2.7%로 상승해 2025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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