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57.54%·정 32.65%…누적 격차 14.07%p로 확대
기존 호남 우위에 대통령 지지율 하락·계파충돌 우려 겹쳐
정청래, 수도권서 20%p 대 압승해야 당원투표 역전 가능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이 김민석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경선 전부터 존재했던 김 후보의 호남 우위에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격화된 계파 충돌에 대한 위기감이 더해지면서 표 쏠림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서울·경기 경선에서도 당초 예상됐던 정청래 후보의 압승보다는 김 후보가 선전하며 선두를 지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정청래·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15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학교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전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익산=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5일 발표한 호남 권리당원 투표 결과 김 후보는 57.54%를 얻어 정 후보(32.65%)를 24.89%p 차이로 앞섰다. 호남 출신인 송영길 후보는 9.81%에 그쳤다.
지역별로도 김 후보는 전남·광주에서 57.04%, 전북에서 58.39%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전남·광주 31.84%, 전북 34.00%였고 송 후보는 각각 11.12%, 7.61%를 얻었다.
호남 경선 전까지 김 후보와 정 후보의 누적 격차는 1.48%p에 불과했다. 하지만 호남 결과가 반영되면서 김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52.21%로 올라갔고 정 후보는 38.14%에 머물렀다. 누적 격차가 14.07%p까지 벌어지면서 초박빙이던 당권 구도가 김 후보 우세로 크게 기울었다.
호남의 선택은 강한 개혁 경쟁보다 국정 안정과 당정 일체에 무게를 실은 결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정부와의 일체감과 안정적인 국정 지원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핵심 지지층 결집과 강한 개혁정당을 앞세웠다.
특히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이 당원들의 위기감을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 1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8월 2주차 조사(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8명 전화면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44%, 부정 평가는 46%였고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직전 조사보다 긍정 평가는 7%p 하락하고 부정 평가는 8%p 상승하면서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집권 1년여 만에 대통령 지지율이 40%대 중반으로 내려온 상황에서 당대표까지 대통령과 긴장 관계를 형성할 경우 국정 위기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동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가 친정청래계와 친김민석계의 전면전으로 흐른 것도 표 쏠림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후보 진영 간 신천지 의혹과 배신 논쟁, 전대 이후 윤리감찰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박빙 승부가 이어질 경우 당이 둘로 갈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호남 당원들이 김 후보에게 과반을 몰아줘 당권 경쟁을 조기에 정리하고 국정 지원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호남 몰표를 대통령 지지율 하락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김 후보는 경선 이전부터 호남에서 정 후보를 크게 앞섰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STI)에 의뢰해 지난 7월 4~5일 전북과 전남·광주 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이동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7.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김 후보는 44.2%, 정 후보는 20.4%, 송 후보는 15.4%의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김 후보 47.2%, 정 후보 22.5%, 송 후보 15.8%였다. 같은 조사에서 차기 대표가 주력해야 할 역할로 ‘이재명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사람’을 꼽은 응답이 55.2%로 가장 많았다.
결국 기존의 김 후보 우위에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당 분열에 대한 위기감이 더해지면서 전략적 표 쏠림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호남 출신인 송 후보가 한 자릿수 득표에 그친 것도 지역 연고보다 당권 경쟁을 정리하려는 전략적 선택이 강하게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정 후보는 16일 서울·경기 경선에서 대반전을 노려야 한다. 수도권 권리당원은 전체의 약 38%로 단일 권역 중 가장 많다. 하지만 현재 누적 격차를 고려하면 단순 승리만으로는 부족하다.
권역별 투표율이 비슷하다고 가정해 단순 환산하면 정 후보는 수도권에서 김 후보를 약 23%p 이상 앞서야 권리당원 누적 득표를 뒤집을 수 있다. 송 후보가 8~10%를 얻는다고 가정하면 정 후보가 약 56~58%, 김 후보가 33~35%를 기록해야 가능한 격차다. 호남에서 김 후보가 거둔 것과 비슷한 규모의 압승이 필요한 셈이다. 다만 정확한 역전 조건은 권역별 실제 선거인 수와 투표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도 정 후보의 압승보다 김 후보의 선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남 승리로 김 후보의 대세론이 형성된 데다 당원들이 전대 이후 통합과 국정 안정까지 고려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3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전화면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는 김 후보 24%, 정 후보 19%, 송 후보 6%로 나타났고 51%는 의견을 유보했다.
최종 결과에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가 30%가 반영된다. 수도권에서 정 후보가 일부 우세하더라도 김 후보가 35~40% 이상의 득표율을 확보하고 국민투표에서도 우위를 유지하면 최종 승리 가능성이 높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호남 표심은 친명계에 힘을 실었다. 누적 득표율 기준 당선권 5명은 박선원·최민희·서미화·김 용·한민수 후보 순이다. 박선원·서미화·김 용 후보는 친명계, 최민희·한민수 후보는 친청계로 분류된다. 2주차까지 1위였던 최민희 후보가 호남 경선 후 박선원 후보에게 선두를 내주는 등 순위도 바뀌었다.
김 후보가 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최고위원회에는 친청계가 상당한 지분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호남 경선이 당권의 무게추를 김 후보 쪽으로 옮겼지만 전당대회 이후 당직 인선과 최고위원회 운영이 민주당의 계파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김기수, 방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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