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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 "안전 명분 AI 감시, 효과 있나"..철도 카메라 논쟁 재점화

/사진=강민혁 기자 AI(인공지능)·디지털 감시기술 확산 속에서 철도 운전실 카메라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감시 강화가 사고 예방 효과를 갖는지, 아니면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현장] "안전 명분 AI 감시, 효과 있나"..철도 카메라 논쟁 재점화

국회 'AI시대, 감시를 넘어 민주적 일터로' 토론회

최진일 "CCTV는 정답 아냐..안전은 신뢰와 존중에서"

이승우 "스마트 자동화, 안전보다 노동부담 키울 수 있어"

금속노조 "안면인식 도입 갈등..감시기술, 노동 통제 우려"

철도노조 "기관사 감시, 효과 근거 부족..구조 문제 가릴 우려"

국토부 "기관사 의견 반영..CCTV 운영 신중 검토"

고용부 "AI·CCTV, 감시 아닌 안전 보완 수단 돼야"

최진일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세움터 대표(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운영위원)가 2026년 4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철도기관사 감시카메라 논쟁을 통해 본 산업현장 감시기술과 안전정책: 기술은 누구 편인가? AI시대, 감시를 넘어 민주적 일터로' 토론회에서 '기술은 사람을 보호하는가? 감시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혁 기자

AI(인공지능)·디지털 감시기술 확산 속에서 철도 운전실 카메라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감시 강화가 사고 예방 효과를 갖는지, 아니면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전가하는 수단인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폐쇄회로텔레비젼(CCTV) 운영 방안을 조율하는 한편, 기술을 감시가 아닌 안전 보완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기관사 등 당사자 의견을 수렴해 정책 수용성을 고려한 제도를 검토 중이며, 고용노동부는 안전 확보를 위해 개인 책임이 아닌 시스템 중심 접근과 기술의 보조적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철도기관사 감시카메라 논쟁을 통해 본 산업현장 감시기술과 안전정책: 기술은 누구 편인가? AI시대, 감시를 넘어 민주적 일터로' 토론회가 열렸다.

최진일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세움터 대표(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운영위원)는 '기술은 사람을 보호하는가? 감시하는가?' 주제 발표에서 "CCTV는 사고 이후를 기록하는 장비일 뿐, 사고를 예방하는 수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은 감시가 아니라 노동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넘게 반복된 운전실 감시카메라 논쟁은 단순한 장비 도입 문제가 아니라, '안전'을 명분으로 한 AI·디지털 감시기술이 실제 예방 기능을 하는지, 아니면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수단인지를 묻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철도 운전실 감시카메라를 둘러싼 논쟁은 2013년 이후 설치와 반대, 유보, 재추진이 반복되며 이어져 왔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예방과 원인 분석을 이유로 설치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이를 '안전이 아닌 감시'로 규정하며 맞서고 있다.

최 대표는 "최근 스마트 안전보건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윤리적 기준 없이 도입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 예산도 2022년 100억원에서 2024년 400억원으로 4배 확대되는 등 기술 도입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원칙이 정립되지 않아 현장 문제도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바디캠, CCTV, GPS 등이 재해 예방보다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거나 일상적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감시 강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형식적 동의 절차만 거친 채 실질적 협의 없이 기술이 도입되거나, 동의하지 않으면 취업이 어려운 반강제적 구조가 존재하는 사례도 지적됐다.

안전 명목의 기술이 실제로는 생산성 관리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본래 목적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 도입은 인간 중심성과 비례성, 투명성, 노동자 참여, 책임성 원칙 아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독일·프랑스·영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운전실에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철도의 안전은 감시가 아니라 시스템 개선과 노동조건 향상, 노동자에 대한 신뢰 속에서 달성된다"고 밝혔다.

이승우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철도산업의 스마트 자동화' 주제 발표에서 "센서와 데이터 기반 유지보수가 확대되고 있지만 기술적 완성도와 신뢰성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오히려 업무 부담과 인지 노동이 증가하고 있다"며 "상태 기반 정비를 위해서는 충분한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지만, 차량 특성별 데이터가 부족하고 부품 이력관리도 미흡해 현장 시스템과 괴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센서 역시 완전하지 않아 오류 가능성이 존재하고, 실제 작업자들은 센서 데이터보다 직접 계측값을 더 신뢰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부분적 자동화는 노동자의 부담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모든 시스템을 이해하고 대응해야 하는 역할을 강화한다"며 "자동화가 안전 향상보다 인력 감축 수단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센서 기반 유지보수와 디지털 정보가 확대되면서 현장에서는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인지 노동이 증가하고 있다"며 "통합 시스템 부재와 정보 신뢰성 부족이 작업자 피로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지털 기반 노동 감시와 평가 체계가 강화되면서 노동 통제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며 "노동자가 '디지털 새장'과 같은 환경에 놓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화가 진단 기능에 집중되면서 실제 수리·정비는 여전히 인간이 담당하고, 오히려 센서 증가로 업무 부담이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기술이 안전을 담보한다는 인식 속에서 노동의 역할이 축소되고, 일부 과정은 AI 기반 블랙박스처럼 작동하면서 노동자가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노동 과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2026년 4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철도기관사 감시카메라 논쟁을 통해 본 산업현장 감시기술과 안전정책: 기술은 누구 편인가? AI시대, 감시를 넘어 민주적 일터로' 토론회에서 '한국 철도산업의 스마트 자동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혁 기자

신혁진 금속노조 정책부장이 2026년 4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철도기관사 감시카메라 논쟁을 통해 본 산업현장 감시기술과 안전정책: 기술은 누구 편인가? AI시대, 감시를 넘어 민주적 일터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정주희 철도노조 운전국장, 신혁진 부장. /사진=강민혁 기자

발제 후 진행된 토론은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을 좌장으로 △신혁진 금속노조 정책부장 △최종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정주희 철도노조 운전국장 △서영상 국토교통부 철도국 철도운행안전과 사무관 △조일한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 산업안전기준과 사무관 등이 참여했다.

신혁진 금속노조 부장은 "최근 현대중공업의 안면인식 출입 시스템 도입 사례는 작업장 내 감시기술 도입이 어떤 갈등을 낳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보안과 안전을 이유로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노동조합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고용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강제 동의 구조라고 반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정보 수집 범위가 광범위하고 감시·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노조가 설비를 철거했고, 법원도 이를 정당행위로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신 부장은 "이 사례는 스마트 기술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와의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업에서는 인력난 대응을 위해 로봇과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스마트 야드'가 추진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생산성 혁신이 아닌 노동 통제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화 설비가 도입됐지만 기술이 현장 복잡성을 따라가지 못해 재작업이 발생하고, 1인이 다수 장비를 관리해야 하면서 오히려 노동강도가 증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위치추적 시스템과 관제 기술이 결합되면서 노동자 이동과 근태까지 실시간으로 관리되는 등 상시 감시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전과 보안을 명분으로 도입된 CCTV와 AI 영상분석 기술이 실제로는 작업 통제나 노조 활동 감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노동자를 감시·관리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경우 노동의 존엄과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며 "기술 도입은 단순한 가능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적합성과 현장 노동자 의견을 반영한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주희 철도노조 국장은 '인간을 감시하고 처벌할 것인가, 인간을 도울 것인가?' 주제 토론에서 "기관사 감시카메라가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에 필수적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와 감사원은 감시카메라 설치를 통해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휴대전화 사용 등 일탈행위 억제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러한 효과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이 제시한 근거 역시 계기 확인이나 운전 상황 파악, 운전자 특정 등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수준에 그친다"며 "감시카메라가 본질적인 안전 대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기관사 감시는 근거와 효과가 불명확한 가운데 구조적 문제를 가리거나 인적 요인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발달한 데이터 축적과 분석 기술은 운행 기록을 고도화하고 기관사의 운행을 보조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기술을 감시와 처벌이 아닌 지원과 예방 중심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철도안전법은 감시와 처벌 중심의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며 "이 같은 접근이 과태료 확대와 감시카메라 도입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 문제"라며 "철도안전법도 노동 감시 요소를 최소화하고, 노동자와 시민 참여를 통해 안전 대책을 발굴·개선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영상 국토부 사무관은 "운전실 CCTV 설치와 관련해 기관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사자 의견과 괴리된 상태에서 정책이 추진될 경우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도 안전은 개인이 아닌 시스템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다"며 "운행 안전과 운영 효율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 속에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CCTV 설치 여부를 포함한 관련 정책은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거쳐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며 "기관사 근무 환경 개선 등 제기된 문제들도 관계 부서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련 제도와 기준 역시 현장 의견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며 "토론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도 정책 추진 과정에 참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일한 고용부 사무관은 "정부는 안전에 대해서는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는 원칙 아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는 다양한 안전 규정과 기준이 마련돼 있음에도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인간의 실수를 전제로 한 시스템적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원인을 개인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제도와 시스템을 통해 위험을 보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스마트 장비와 AI 기반 안전 기술 도입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이 만능은 아니다"라며 "기술 도입과 함께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CCTV 등 기술 역시 감시나 통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미처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현장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윤종군·이연희·박홍배·박해철·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가 주관했다.

서영상 국토교통부 철도국 철도운행안전과 사무관이 2026년 4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철도기관사 감시카메라 논쟁을 통해 본 산업현장 감시기술과 안전정책: 기술은 누구 편인가? AI시대, 감시를 넘어 민주적 일터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조일한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 산업안전기준과 사무관, 서영상 사무관. /사진=강민혁 기자

2026년 4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철도기관사 감시카메라 논쟁을 통해 본 산업현장 감시기술과 안전정책: 기술은 누구 편인가? AI시대, 감시를 넘어 민주적 일터로' 토론회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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