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5%·순익 30% 요구에 ‘30조 파업 경고’까지
국가 지원·세제 혜택 거론되며 성과 공유 범위 논란도 가열
현대차 노조가 지난 2024년 울산 북구 현대차문화회관에서 올해 임협 관련 쟁의발생 결의를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비즈 = 김혜인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영업이익의 15%, 순이익의 30%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내건 노조의 요구와 경영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일부 사업장에서는 수십조 원대의 손실이 우려되는 총파업 위기까지 감지되는 모양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안에 명시했다.
앞서 지난해 현대차의 순이익은 10조3648억 원으로 이를 단순 적용하면 성과급 규모만 3조 원을 웃도는 수치다. 여기에 상여금 800% 인상과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성과급 적용 대상을 협력업체 직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반면 회사 측은 순이익 30% 지급은 노사 간 합의된 기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측은 매년 경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본급 비율과 일시금, 주식 등을 반영해 협상을 마무리해왔다고 설명하며 난색을 표했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에서도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삼아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 중이다. 노조가 제시한 올해 예상 영업이익 270조 원에 15%를 적용하면 약 40조5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만약 요구가 수용될 경우 DS 부문 조합원은 1인당 평균 6억 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사측은 DS 부문에 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투입하고 올해 업계 1위 달성 시 3.5∼4%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맞섰다. 사측 교섭위원은 10% 투입 기조가 일회성이 아님을 강조했으나 노조는 이를 구속력 없는 구두 약속으로 치부했다. 노조는 영업이익 15% 배분을 규정에 명문화해야 한다며 사측의 제안을 거부한 상태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최승호 위원장은 18일간 파업을 진행할 경우 설비 백업 등을 고려할 때 하루 약 1조 원, 최소 20조에서 30조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신청을 낸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으로 지급하기로 노사 합의를 마친 바 있다. 올해 영업이익이 50조 원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약 25조 원이 성과급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체 임직원 3만5000명 기준 1인당 평균 7억 원 수준에 육박한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거액의 성과급이 거론되자 성과 공유의 적정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도 불거졌다.
이처럼 거액의 성과급이 거론되자 온라인상에서는 "과거 투입된 국세와 K-칩스법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 등을 고려해 성과급 일부를 전 국민과 나누거나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성과를 나누고 싶다면 정당하게 주주가 되는 것이 자본주의 방식"이라며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반도체가 한국 전체 수출의 38.1%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인 만큼, 성과급을 둘러싼 이번 노사 협상은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형평성 논란으로까지 확산하며 전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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