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통합 플랫폼 중심 경쟁 전환
플레오스·로보택시까지 연결…자율주행 상용화 가속
웨이모에 공급될 아이오닉 5 차량 렌더링 이미지./현대차그룹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차·기아가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확대하며 레벨2 이상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부터 레벨4 로보택시까지 아우르는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체계를 구축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현대차·기아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역량과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차·기아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을 일부 차종에 선제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 로보택시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 엔비디아 '하이페리온' 도입…자율주행 내재화 속도
이번 협력의 핵심은 통합 아키텍처 도입이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확장 가능한 자율주행 개발 구조를 마련했다. 하이페리온은 CPU·GPU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 센서 등 멀티모달 센서와 중앙집중형 컴퓨팅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개발과 검증, 배포까지 아우르는 기준 구조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단순 기술 도입이 아닌 '플랫폼 기반 자율주행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하이페리온을 통해 차량 플랫폼을 제공하고 AI 모델 개발 도구인 '알파마요(Alpamayo)'를 선보이며 자율주행 판단 성능을 고도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실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주행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하이페리온을 자율주행 개발의 공통 기반으로 활용하고 핵심 주행 판단 소프트웨어의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이 스스로 인식·판단·제어하는 기능을 자체 소프트웨어로 구현해 자율주행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자율주행 경쟁력의 핵심을 플랫폼 자체보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확보에 두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의 시현 모습./현대차그룹
아울러 그룹 차원에서 '플레오스'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개발과 적용 체계도 고도화하고 있다. 플레오스는 차량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서비스 연계를 통합하는 차세대 운영체제(OS)로 자율주행 기술의 확장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넘어 서비스 적용과 상용화까지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플레오스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 아이오닉5에 자율주행 특화 사양을 적용해 (구글) 웨이모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기반 경쟁력 확보도 주요 과제다. 현대차그룹은 영상·언어·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AI 학습과 차량 적용을 거쳐 다시 데이터 축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정비한다. 이를 단일 학습 파이프라인으로 통합해 데이터 활용 효율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고성능 AI가 실제 도로 데이터를 스스로 수집하고 학습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 성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엔비디아 외연 확대…플랫폼 주도권 경쟁 점화
로보택시 사업도 협력 범위에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중심으로 레벨4 로보택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서비스 확장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엔비디아도 우버와 협력해 하이페리온 기반 로보택시를 오는 2027년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확대할 계획으로 양사의 전략이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현대차그룹
다만 하이페리온 플랫폼은 BYD, 지리, 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채택하며 사실상 '공통 자율주행 개발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특정 제조사 전용 기술이 아닌 범용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로 향후 자율주행 시장에서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업계는 엔비디아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외연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단순 반도체 공급을 넘어 차량 플랫폼과 AI 모델, 데이터 학습 체계를 포괄하는 통합 생태계를 앞세워 자율주행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로보택시 사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경쟁의 초점이 단순 부품이나 개별 소프트웨어를 넘어 플랫폼과 데이터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이번 협력 확대는 기술 내재화와 상용화 속도를 함께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