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포함 생산능력 142만대로
현지 판매량은 줄어 4위로 밀려
전기차 생산·수출 확대 ‘과제’
모디 총리 만난 정의선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달러 투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투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에 155억달러(약 20조7000억원)를 투자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인도 서부지역에 푸네 신공장을 준공하고, 2032년까지 생산, 연구·개발(R&D), 부품 현지화에 투자해 인도를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수출 거점 구축 못지않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 내수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의 공세에 맞서 현대차 점유율을 회복하는 일 역시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4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푸네 신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2020년 가동을 멈춘 옛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2023년 인수해 약 1조원을 들여 스마트공장으로 다시 꾸몄다. 1.2㎢(약 36만3000평) 부지에 완성차 공장과 엔진 공장, 주행시험장 등을 갖췄다. 연간 생산능력은 17만대로 시작해 2028년 25만대, 2030년 32만대로 늘린다.
첫 양산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올 뉴 베뉴’다. 인도 내수와 함께 멕시코·칠레·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개국에 수출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준공식 환영사에서 “푸네 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인도 현지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정 회장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뉴델리 총리관저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8번째다. 정 회장은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국가”라고 강조하며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금은 신공장 건설과 R&D, 부품 현지화, 스타트업 투자 등에 쓰인다. 현대차는 관계사와 함께 인도 내 투자 전문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푸네 신공장 가동으로 현대차의 인도 생산능력은 첸나이 1·2공장(82만4000대)을 합쳐 99만4000대가 됐다.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43만1000대)까지 더하면 그룹 전체로 142만5000대다.
현대차는 베뉴 생산을 푸네로 넘기고 첸나이 공장은 전기차 양산 중심으로 전환한다. 내년 1분기엔 현지 전략형 소형 전기 SUV를 내놓는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자동차업계 최초로 승용차 누적 수출 400만대를 달성했다. 2030년까지 수출 비중을 30%로 높이는 게 목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인도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457만대에서 올해 525만대로 15% 가까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높다. 수입 완성차 관세가 70~110%에 달해 현지 생산 없이는 공략이 어렵다. 다만 현대차의 인도 현지 판매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인도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프로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인도 내수에서 58만4906대를 팔아 전년보다 2.3% 줄었다. 현지 업체인 마힌드라(66만276대)와 타타(63만1387대)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전기차 시장에선 더 뒤처져 있다. 인도 매체 오토펀디츠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전기차 등록 점유율은 2.3%로 타타(42.2%)·마힌드라(22.2%)와 격차가 컸다. 현대차그룹이 내세우는 ‘인도 2위’(지난해 점유율 18.7%)는 기아 판매를 합친 수치다.
현대차로선 생산능력은 늘어나는데 내수 순위는 밀리면서 증가한 물량을 수출로 소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인도 정부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대차의 지난달 전기차 등록 점유율은 2.3%에 그쳐 전동화에도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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