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영국 공장 등서 근무 성과
로봇 투입 속도…“일단 시켜보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BMW 영국 햄스 홀 공장을 순찰하고 있다. BMW 홈페이지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계열사 뿐 아니라 경쟁사까지 근무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 현장 전반으로 로봇 투입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팟은 지난해부터 벨기에에 위치한 볼보자동차 겐트 공장에서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상을 감지하면 사진을 촬영하고, 측정 데이터와 함께 자동으로 용접 공장의 유지보수 시스템으로 전송한다.
공장 측은 이를 통해 대응 속도를 높이고 설비 가동 중단을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상용화된 스팟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며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202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완성차 제조 공장에 투입되며 적용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스팟은 현대차그룹 생산 거점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공장을 순찰하며, 작업자의 품질 검사 및 시설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BMW, 볼보 등 경쟁사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엔진 및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BMW 영국 햄스 홀 공장은 2023년 스팟을 투입해 공장을 순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의 역할을 맡겨왔다.
스팟이 완성차 제조 현장에 본격 투입되면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사업은 단순 그룹 내부 활용을 넘어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으로 확장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의 제조 현장 투입도 추진하고 있다.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투입돼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 증에 우선 적용되며,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 초기 생산분을 현대차그룹의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에 인도해 상용화를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선 스팟을 시작으로 아틀라스도 로봇 제조 현장에 확산되면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차량 성능과 브랜드 이미지 중심이었다면, 앞으론 생산 효율과 데이터 기반 운영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스팟·아틀라스와 같이 로봇이 공장 곳곳을 이동하며 데이터를 확보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단계로 전환되면 생산 비용과 품질 관리 수준에서 기업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로봇이 실시간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비 상태를 분석하고 공정을 최적화하는 구조가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미국 프리몬트 공장, 텍사스 오스틴 공장 등에 1000대 이상 배치했다.
중국 BYD, 샤오미, 샤오펑 등도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 자사 공장에 투입하는 등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완성차 업체들은 외부 로봇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BMW는 이달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생산라인에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범 투입한 뒤 6월부터 생산에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향후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사의 로봇 기술이라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경쟁력이 로봇과 데이터 기반으로 재편되면서 기술 보유 여부보다 적용 속도가 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기반 생산 경쟁이 속도전으로 전환되면서 경쟁사 기술이라도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 도입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은 완성차 제조 공정에 최적화된 형태로 고도화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를 더 빠르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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