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의 소식지. 자료 현대차 노조
국내 산업계 노사협상의 방향을 가늠하는 대표 사례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다음달 임금협상에서 기술직(생산직)의 ‘완전월급제’ 도입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요구안 마련을 위해 최근 간부들을 대상으로 사전 의견 수렴에 나섰다. 노조 간부 5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응답 359명·응답률 63.9%) 결과,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시급제를 폐지하고 매달 일정한 월급을 받는 완전월급제 도입’이 44%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기본급 인상 요구 역시 44%로 같은 수준을 보이며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완전월급제 도입 외에도 고정급여 비율을 높이거나 상여금·수당 체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각각 22%, 14%, 12%로 나타났다. 임금체계를 고정급 중심으로 바꾸려는 흐름이 읽히는 부분이다.
현대차 노조의 소식지. 자료 현대차 노조
현재 현대차 기술직(생산직) 임금체계는 시급을 기반으로 한 월급제다. 완전월급제 논의 역시 기술직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안이다. 기본급은 월별로 일정하게 지급된다. 다만 연장·특근수당과 성과급 등 변동급 비중이 있는 구조로, 실제 수령액은 근무 형태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반면 완전월급제는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일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변동급 비중을 줄이고 고정급 중심으로 임금을 재편하는 방식이다. 노조 관계자는 “특근과 성과급 등 변동성이 있는 임금이 전체의 40% 정도를 차지한다”며 “근로 환경 변화에 따라 소득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복수응답으로 진행된 추가 요구사항에서는 상여금 인상(35.9%)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신입사원 충원(35.1%), 임금피크제 폐지 및 정년 연장(30.1%) 등이 뒤를 이었다. 노조는 설문 결과를 참고해 오는 15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올해 임협 요구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노조가 완전월급제를 의제로 내세운 배경에는 생산환경 변화에 따른 임금 감소 우려가 깔려 있다. 인공지능(AI) 로봇 도입과 생산 자동화 확대, 해외 생산 비중 증가 등으로 근로시간이 줄어들 경우 현재 임금 구조에서는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노조는 14일자 자체 소식지에서 “해외 물량 이관 등은 조합원 고용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면서 “회사 측이 일방 통행하는 것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일부 차종의 해외 생산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생산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투싼 하이브리드와 팰리세이드 등 일부 물량이 미국 공장으로 이전되면 국내 생산이 연간 160만대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국내 생산 감소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공개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중앙포토
올해 임금협상에서 로봇 ‘아틀라스’ 도입과 관련한 고용보장 문제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AI 로봇 도입 이전에 고용안정 대책을 노사가 합의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앞서 현대차 그룹은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국내가 아닌 해외 생산공정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로봇 도입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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