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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대·기아차 차체 용접 95% 점유···한빛레이저, 글로벌 경쟁력 입증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만들려면 미세한 패턴을 손상 없이 새겨야 한다. 이차전지·전기차·반도체 산업의 생명을 결정하는 '정밀 가공'이 없다면, 미래 첨단산업은 존재할 수 없다. 바로 그 가공을 실현하는 것이 산업용...

현대·기아차 차체 용접 95% 점유···한빛레이저, 글로벌 경쟁력 입증

28년 기술 축적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

차대 번호 마킹 시장 점유율 95% 이상

이차전지·반도체 산업 전반에 레이저 시스템 솔루션 제공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가 'The IPO 라운지'에서 28년 기술 축적과 레이저 시스템 통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덕넷]

전기차 배터리가 폭발하지 않으려면 극판을 정밀하게 자르고, 셀을 완벽하게 용접해야 한다. 자동차 차체가 충돌에서 부서지지 않으려면 금속을 정확한 강도로 접합해야 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만들려면 미세한 패턴을 손상 없이 새겨야 한다. 이차전지·전기차·반도체 산업의 생명을 결정하는 '정밀 가공'이 없다면, 미래 첨단산업은 존재할 수 없다. 바로 그 가공을 실현하는 것이 산업용 레이저 기술이다.

1997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출신 연구진이 국산 레이저를 개발한 이후 28년간 기술을 축적해온 기업이 있다. 바로 대덕특구의 상장기업 한빛레이저다. 현대기아차 차체 제조의 95% 이상을 담당하고, 삼성·LG 이차전지 제조에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한빛레이저는 전기차 시대의 숨은 주역으로 불린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정희권)이 대덕넷, 로우파트너스와 함께 주최한 'The IPO 라운지'가 지난 30일 대전 한빛레이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분야에 고객 맞춤형 레이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산업용 레이저 전문 기업인 한빛레이저의 기술 현장을 직접 탐방하고, 투자기관, 대덕특구 연구자, 혁신주체 등이 참여해 실질적인 협력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아이쓰리시스템 편에 이어 대덕특구 대표 제조 기반 상장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현장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된 이번 행사에서 한빛레이저는 28년 기술 축적과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공개했다.

◇ 28년 국산화 기술력과 시스템 통합으로의 진화

한빛레이저는 1997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들의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이다. 창업 초기 IMF 외환위기는 역설적으로 기업에 기회가 됐다. 환율 상승으로 외국산 레이저 도입 비용이 급증하자 국내 기업들이 국산 레이저 사용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한빛레이저는 레이저 국산화에 성공했다.

202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한빛레이저는 28년에 걸친 기술 축적을 바탕으로 레이저 원천 기술과 시스템 통합 능력을 갖추게 됐다.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레이저 기술의 진화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초기에 우리가 했던 일은 외국 레이저를 국산화하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레이저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제 레이저 자체는 돈을 주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부품이 됐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부품을 어떻게 시스템에 통합해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빛레이저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이차전지 제조 공정, 자동차 부품 가공,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으로 크게 나뉜다. 각 분야에서 레이저 소스, 광학 시스템, 로봇 제어, AI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이 세 분야는 사용하는 소재는 다르지만, 레이저를 통해 절단하고 용접하고 마킹하는 기본 원리는 매우 유사하다"며 "각 산업의 특수한 요구사항에 맞춘 최적화가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한빛레이저의 기술력은 세계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차체 제조 공정에서 차대 번호 마킹 및 용접 업무의 95%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멕시코 공장 등 해외 거점으로도 기술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신 자동차는 고강도 강재를 사용한다"며 "이런 재료는 기계식 가공으로는 공구 수명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이저 용접을 사용하면 금속 구조물의 강도도 높아지고, 생산 속도도 7~8배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시대에 이는 더욱 중요해진다. 배터리부터 모터까지 모든 전기적 연결이 용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빛레이저는 용접 과정을 실시간으로 검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원자력 산업 수준의 품질 관리 기준을 적용한다. 김 대표는 "배터리 팩에서 하나의 결함도 안 되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의 엄격한 검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산업에서 한빛레이저의 솔루션은 제조 공정 거의 모든 단계에 적용된다. 극판 건조, 절단, 용접, 마킹, 검사가 모두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다. 기존 가스 열풍 건조 방식과 비교하면 레이저 건조는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으면서도 공정 길이를 절반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는 배터리 팩 제조 공정 자체를 재설계하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품질 균질화도 레이저 기술의 중요한 역할이다. 직렬 연결된 배터리에서 가장 용량이 작은 셀이 전체 성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극판에 활물질을 얼마나 균질하게, 정확하게 코팅하느냐가 배터리 성능의 핵심"이라며 "이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레이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초정밀 가공 기술이 핵심이다. 한빛레이저는 3.5m 크기의 광학 기판에 마이크로단위의 정밀한 패턴을 새기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리 기판 가공에 관한 핵심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유리 기판 가공은 여러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며 "구멍을 뚫고, 자르고, 절단면을 부드럽게 처리해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서 기판이 깨지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 기술은 업계에서 아직 표준화되지 않은 수준의 도전 과제"라고 덧붙였다.

행사 참석자들이 한빛레이저의 제조 공장과 연구 시설을 탐방하며 첨단 레이저 가공 기술을 체감하고 있다. [사진=대덕넷]

◇ 글로벌 확장과 신공장 건설, 팀워크 기반 상장 성공

한빛레이저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천진과 난경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베트남 진출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현대기아차, 삼성, LG 같은 주요 고객들이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할 때, 우리도 함께 나아간다"며 "이것이 중소기업으로서는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기업이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대기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한빛레이저의 성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공장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공장 6개 면적의 6배 규모에 달하는 신공장이다. 7.5m의 높은 천고를 가진 3층 건물로 설계된 이 공장은 수십 톤 규모의 대형 장비도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김 대표는 "새로운 공장을 통해 더욱 크고 정교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빛레이저가 상장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의 능력이 회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함께 나아가는 능력이 진정한 회사의 가치"라며 "상장 이후 지금까지 회사를 떠난 직원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창업 초기부터 직원 월급과 거래처 대금을 한 번도 밀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 대표는 대덕특구의 강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덕특구는 대기업이 없지만, 카이스트를 비롯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과 출연연이 밀집해 있다"며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성장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천안, 청주, 오송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대전의 입지 조건이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행사 참석자들은 한빛레이저의 제조 공장과 연구 시설을 직접 탐방하며 기술력을 체감했다.

한편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는 최근 대전지역상장사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으며, 현재 대전에 기반을 둔 상장사 67개사 중 코스닥 상위 10개 기업 중 4개가 대전기업인 가운데 대전발 딥테크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회원사들의 신뢰를 얻었다.

혁신주체 네트워크 'THE IPO 라운지'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최하고 대덕넷, 로우파트너스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상장기업의 성장 스토리와 기술을 공유하고 현장을 직접 탐방하며 네트워킹하는 자리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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