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에서 쌓은 상품 큐레이션 역량을 온라인에 이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3조원 규모의 대형 점포를 완공하는 동안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할 기반을 다져,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해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온라인 채널 육성을 택했다. 그 일환으로 이달 6일 앱 ‘더현대 하이(Hi)’를 출시한다. 기존에 있던 공식 온라인 몰인 더현대닷컴과 식품 전문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합하고, 구조와 알고리즘 등을 개편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를 온라인 사업을 키울 적기로 판단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약 3조원을 들여 주요 광역시에 오프라인 점포를 출점하기로 했다. 현재 공사는 진행 중이다. ▲더현대 부산(2027년) ▲경산 현대프리미엄아울렛(2028년) ▲더현대 광주(2029년)가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이 시간적 여유를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백화점 본연의 큐레이팅 역량을 온라인에 접목하기로 했다. 우선 더현대 하이에서 판매할 상품부터 엄선했다. 바이어가 직접 고른 3000여종의 브랜드를 입점시키기로 했다. 이 중 2000여종은 오프라인 점포에서 유통 중이고, 나머지 1000여종은 기존에 없던 팬덤 브랜드로 구성됐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위해 온라인 바이어 조직을 보강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엄선된 상품 중에서 다시 각 계절·공간·취향 등에 맞는 것들을 선별, 메인 화면 최상단에 콘텐츠 형태로 배치한다. 그 아래에는 명품·패션·리빙 등 전문 카테고리를 나열한다. 이른바 숍인숍 구조다. 소비자가 검색하기 전에 먼저 상품과 취향을 적극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는 할인·기획 상품을 메인에 거는 기존 이커머스의 문법과 사뭇 다르다.
중장기적으로 현대백화점은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하고 AI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 큐레이팅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현대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꽃을 구매하고 온라인에서 와인잔을 구매했을 경우, 특별한 날에 어울리는 향수 등을 추천하는 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결합을 도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현대백화점은 신세계·롯데 등 경쟁사와 비교할 때, 온라인 사업에 덜 집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화점은 이커머스와 사업 전략이 달라, 쿠팡의 공세 속에서도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수 년 사이 산업의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었다. 쿠팡 외에도 컬리·무신사·오아시스·에이블리 등 종합·버티컬 커머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온라인 채널이 백화점 매출까지 뺏어오기 시작했다. 성장세에서도 차이가 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할 동안, 온라인은 12%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 같은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명품을 제외한 여성 패션의 매출은 전년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남성 패션의 매출은 외려 2%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채널의 패션 매출은 7%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에서 유통되는 상품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특별한 상품을 선별해 소비자의 취향을 먼저 제안하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은 이 같은 큐레이션을 가장 잘 하는 채널”이라며 “관건은 상품 구색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디스플레이 문법까지 온라인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이커머스는 방대한 상품군을 할인 판매하는 데 집중해 검색과 비교가 필수인 반면, 더현대 하이는 발견과 선택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백화점 고객들의 니즈에 집중했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 역량과 노하우에 기반한 MD 전문성을 온라인에 그대로 이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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