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시작된 반도체용 헬륨 공급 불안이 일단락됐다.
미국에서 헬륨 원료를 조달해 반도체용으로 정제·가공하는 독일계 기업 린데와 미국 에어프로덕츠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장기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린데와 에어프로덕츠는 이란의 카타르 라스라판 공습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헬륨 공급 부족에 전면 대응하기로 하고 별도 장기 계약을 맺었다. 두 업체 모두 미국 현지에서 원료 헬륨을 가져오는 비중이 높아 카타르발 공급 차질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전쟁 전까지 헬륨은 소폭의 공급과잉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린데와 에어프로덕츠는 이란 전쟁으로 조달 차질 우려가 퍼지자 빠르게 대응하며 이익을 챙겨간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린데와 에어프로덕츠는 부족분을 공급하면서 추가적으로 장기 공급 계약까지 따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위기 대응 과정에서 오른 헬륨 가격 인상분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산 헬륨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 에어리퀴드와 일본 이와타니는 전쟁으로 의도치 않게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헬륨 조달망이 미국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도 7일 헬륨 수급 상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헬륨은 약 4개월 정도 확보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중기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했다. 이번에 확보한 물량은 미국산이라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3월 31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헬륨 등 모든 필요한 원자재와 관련해 일정 수준의 재고를 사전 확보하고 있다"면서 "기업별로 복수의 조달 경로를 운영하고 있어 단기 수급 불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했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플라즈마 식각, 증착 공정의 주요 가스로 활용되는 동시에 웨이퍼 뒷면 냉각재로도 쓰인다.
헬륨은 LNG 생산 과정에서 추출되는 부산물로 카타르가 전 세계 공급량 약 3분의 1을 담당한다. 앞서 이란은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수차례 공격했다. 카타르에너지는 LNG 생산시설 타격으로 장기 공급 계약 이행이 어렵다고 선언하자 반도체 업계에선 헬륨 조달 차질 우려가 나왔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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