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핵산증폭검사 정착…WHO도 권고
불필요한 혈액 폐기 감소해 효율 높아질 듯
헌혈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시행되던 간기능 검사가 36년 만에 폐지됐다. 검사 기술의 발전으로 실효성이 떨어진 항목을 정비해 혈액 폐기를 줄이고, 만성적인 혈액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연합뉴스는 보건복지부를 인용, 간기능 검사를 헌혈 선별검사 항목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달부터 시행했다고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수혈용 혈액의 적격 여부를 판단 시 간기능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수혈용 혈액을 위한 간기능 검사는 1990년 도입됐다. 당시에는 B형·C형 간염 바이러스를 직접 검출하는 기술이 충분하지 않아 간세포 손상 여부를 통해 감염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선별 검사로 활용됐다.
대구 북구 대구보건대학교 본관에서 열린 '제28회 헌혈 축제'에서 참여 대학생들이 헌혈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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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는 바이러스 유전자를 직접 찾아내는 핵산증폭검사(NAT)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 NAT를 통하면 극미량의 바이러스까지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간기능 검사의 필요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2009년 헌혈 선별검사에서 간기능 검사를 제외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수년 전 해당 검사를 폐지했다.
이번 개정으로 불필요한 혈액 폐기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간기능 수치는 피로나 운동, 식사 등 일상적인 요인에도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어 실제 수혈에는 문제가 없는 혈액까지 폐기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간기능 검사 기준 미달로 폐기된 혈액은 약 19만 유닛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이 혈액 수급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은 약 3일분으로, 적정 수준인 5일분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A형과 O형 혈액은 2일 남짓한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안정적인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헌혈 인구 감소도 지속되고 있다. 전체 헌혈 건수는 지난 10년간 감소세를 보였고, 주축이던 20대 이하 헌혈자 비중도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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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과학기술 발전에 맞춰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한편, 안전성은 유지하고 혈액 활용 효율을 높여 안정적인 혈액 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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