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더페어] 최준규 기자 = 2026년 국내 증시가 역대급 기업 이익 전망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초고변동성’ 국면에 진입했다. 코스피 6,000선 안착을 기대하던 시장은 예기치 못한 중동발 악재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에 직면하며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시장 흐름을 바탕으로 향후 증시를 좌우할 핵심 변수 3가지를 분석했다.
◇ 반도체 ‘슈퍼 사이클’ vs 외국인 ‘엑시트’ 기싸움
가장 큰 변수는 펀더멘털과 수급의 극심한 괴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2026년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370조 원으로 사상 유례없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AI용 메모리(HBM) 수요 폭발과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수급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동 리스크 심화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간 약 45조 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체력만 본다면 지수 상단은 열려 있으나 외국인 지분율이 50% 아래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들의 수급 귀환 시점이 반등의 실질적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기름부은’ 인플레이션…금리 인하 시점 안갯속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고조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은 증시 상단을 짓누르는 가장 큰 족쇄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조짐을 보이면서 상반기 중 기대를 모았던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당분간 지수는 유가와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5,500~6,100선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와 방산 섹터가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하겠지만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들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예탁금 115조 ‘동학개미 2.0’…하단 지지력은 탄탄
비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순매수세가 하락장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과 부동산 대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고객예탁금은 115조 원을 넘어섰다.
실제로 지수가 급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하락 폭을 방어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은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진정된 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중소형주로 온기가 확산되는 '순환매 장세'를 이끌 동력이 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환율 1,500원대 안착 여부와 지정학적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실적 가시성이 확보된 반도체와 조선, 수주 잔고가 쌓인 방산주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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