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애크하이어’ 연내 심사 대상 포함 추진
핵심 인력 조직적 이동에 기업결합 심사 적용 검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위생용품 용량 변경 등 중요정보 제공을 위한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 경쟁이 인재 확보전으로 번지면서 공정거래 규제도 변화 압력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핵심 인력 채용 방식으로 사실상 스타트업을 흡수하는 ‘애크하이어(Acqui-hire)’를 기업결합 심사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단들과 만나 “애크하이어와 같이 기업결합 심사를 우회하는 형태의 신유형 기업결합을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 대상으로 명확히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크하이어는 회사 전체를 사들이는 기존 인수·합병(M&A)과 달리, 창업자나 핵심 개발자, 기술 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인재 확보형 인수 방식이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스타트업 핵심 인력을 대거 데려가면서도 기업결합 심사는 피하는 사례가 늘자, 정부는 이를 독점력 확대 수단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플렉션 AI’ 거래가 꼽힌다. MS는 2024년 AI 스타트업 인플렉션 AI의 공동 창업자와 핵심 인력을 영입하고, AI 모델 라이선스도 사들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업결합 심사를 피해 사실상 회사를 인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후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 주요 경쟁당국도 AI 산업에서 나타나는 ‘인재 흡수형 인수’ 실태 파악에 나섰다.
공정위도 글로벌 경쟁당국의 규제 움직임에 맞춰 지난해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우리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공격적·적대적 기업결합 전략에 희생되지 않게끔 기업결합 심사를 보다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K-엔비디아 회사들이 반도체 대기업에 인수될 수 있고, 제약 벤처도 기존 제약회사들에 의해 충분히 인수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단순 이직이나 일반적인 인재 스카우트까지 규제 대상으로 확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핵심 인력 채용으로 사업 기능이나 영업 기반까지 사실상 이전되는 경우에는 ‘영업 양수’에 준하는 기업결합으로 판단해 들여다볼 방침이다.
공정위는 상반기 중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정위 고시인 ‘기업결합의 신고 요령’을 고쳐 핵심 인력의 조직적 이동이 영업 양수 효과를 내는 경우 기업결합 신고·심사 대상에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개정이 완료되면 AI 분야의 인력 흡수를 통한 독점력 강화 시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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