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성장 상·하방 리스크…기준금리 '동결' 무게
3월 물가 2.2%…이란 전쟁 여파에 오름세 본격화
유가 상승 기대인플레이션 자극…'매파' 시그널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오는 1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매파적 동결'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와 성장에 상·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인 물가 안정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2% 오르며 물가 상승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IB)들도 한국의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이번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금리 인상 시나리오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2월 2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번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이란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관망 기조를 이어가며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이와 함께 경기 둔화 우려도 겹쳐 있는 까닭이다.
다만 동결과 함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으로 전년동월대비 2.2% 상승하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수준인 2.0%를 웃돌았다.
세부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9.9%나 급등하며 이란 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국제유가 상승이 미치는 영향이 큰데다 1500원을 넘어서는 고환율로 인해 더 큰 물가 충격이 예상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해외 IB들도 중동발 고유가 충격을 반영해 한국의 물가 전망치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의하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2월말 평균 2.0%에서 지난달 말 2.4%로 0.4%포인트(p) 높아졌다.
이 중 JP모건은 가장 높은 수치인 2.6%(종전 1.7%)를 내다보며 나아가 중동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5~9월에는 3%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 역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2.6%로 높이면서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4~9월 물가 상승률이 2.8~3.3%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매파적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는 인상으로 가는 빌드업의 첫 번째 단계라고 본다"며 "3월 물가에서 나타났듯이 이미 중동 사태는 물가에 영향을 주시 시작했고, 전쟁이 당장 종료된다 하더라도 훼손된 공급망과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 시설 복구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머무를 시간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 여건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재정 보완 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같은 환경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낮추는 도잇에 물가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매파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유가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물가 안정 의지를 보다 명확히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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