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그릴 등 외식 브랜드 론칭
B2C 푸드테크 시험대 전망
적자 확대···수익성 의문도
2023년 6월 서울 서초구 파이브가이즈 강남점에서 열린 개막 행사 당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끄는 외식·푸드테크 사업이 지주사 재편을 앞두고 본격적인 성과 검증 국면에 들어섰다. 외식과 로봇 급식 유통을 결합한 '테크·라이프' 전략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실제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인지가 핵심 판단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는 서울 광화문 인근에 신규 F&B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테이크와 주류를 결합한 양식 레스토랑 ‘파블로그릴앤바’와 한식 브랜드 ‘아사달’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두 브랜드 모두 종로 KT웨스트 빌딩 최상층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기 급식 계열사 아워홈도 외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워홈은 이달 말 종로 영풍빌딩에 캐주얼 뷔페 ‘테이크’를 열고 B2C 확장을 본격화한다. 가격은 2만원대 초중반으로 애슐리퀸즈와 빕스 사이를 겨냥한 ‘가성비 포지셔닝’이다. 업계에서는 두 사업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장성을 시험하는 ‘투트랙 실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그간 외식 매장에 로봇과 자동화 기술을 접목하는 실험을 이어오며 푸드테크 역량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 신규 브랜드 역시 이러한 기술이 집약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로봇 조리 매장 ‘파스타X’와 ‘유동’은 각각 1년, 1개월 만에 철수했고 직접 들여온 파이브가이즈도 국내 안착 이후 2년 여 만에 매각 수순을 밟았다.
실적 역시 녹록지 않다. 한화푸드테크는 매출이 2023년 1216억원에서 2024년 1150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5년 1302억원으로 회복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2023년 19억원 흑자에서 2024년 110억원 2025년 160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15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형은 유지되지만 이익이 남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반면 아워홈은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4497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9% 이상 줄고 순이익도 감소했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둔화된 가운데 외식 사업 진출은 선택이 아닌 구조적 대응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뷔페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경험이 중요한 영역이어서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존재감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은 부담이다.
기술 수익성 관건
결국 같은 ‘라이프’ 사업군 안에서도 대비가 뚜렷하다. 아워홈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외식으로 확장하는 반면 한화푸드테크는 적자 구조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이 두 축이 7월 출범 예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아래에서 하나의 사업군으로 묶인다는 점이다. 김 부사장이 총괄하는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한화비전·한화로보틱스·한화모멘텀 등 테크 계열과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이 속한다.
한화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접목해 외식과 급식의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가능성’에 머물러 있을 뿐 실제 이익으로 이어진 사례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기술 투자 부담이 단기 수익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김 부사장은 외식 사업을 핵심 성장 축으로 보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높은 인력 의존도를 고려할 때 자동화를 통한 구조적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추가로 400억원을 투입하는 등 한화푸드테크 지원을 지속하고 있으며 누적 투자액은 520억원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구조를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지배구조 재편의 일부로 해석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급식 사업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테크 사업을 결합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향후 지배력 확대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 역시 각 사업이 독립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주사 체제에서는 각 사업군이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투자 여력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현재처럼 일부 계열사는 흑자를 내고, 일부는 적자를 확대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포트폴리오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관건은 ‘증명’이다. 아워홈의 ‘테이크’가 기존 강자들 사이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한화푸드테크의 신규 브랜드가 실험을 넘어 수익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두 축 모두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김동선 부사장의 전략은 ‘확장’이 아닌 ‘비용 확대’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신설 지주 내에서 독립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며 그룹 내 입지를 빠르게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테크·라이프’ 전략은 방향성은 제시했지만 아직 결과로 입증되지 않았다. 결국 시장은 전략이 아니라 숫자로 판단한다. 김동선 부사장의 첫 독자 경영 무대는 이제 시작됐고, 그 성과는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푸드테크=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산업으로 식재료 생산 가공 유통 조리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등을 적용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외식 분야에서는 로봇 조리 자동화 무인 주문 개인 맞춤형 메뉴 추천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초기에는 비용 절감이 핵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운영 표준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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