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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컴, 아래아한글 시대 접고 '소버린 AI' 승부수

B2B 고객의 AI 패키지 도입률은 4.2%로, 출시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글로벌 빅테크 전환율(약 5%)에... 하이테크 R&D 기업 B사와는 이미 MOU를 완료했다. 나머지 한 곳과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 ◇한컴오피스 연식제...

한컴, 아래아한글 시대 접고 '소버린 AI' 승부수

아래아한글 연식제 끝, 이제 AI 플랫폼으로

팔란티어 닮은꼴 전략…'데이터 주권' 승부수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기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손지하 기자

[포인트데일리 손지하 기자]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창사 36년 만에 사명을 바꾸고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운영체제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아래아한글로 대표되는 문서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벗어나 데이터 주권 기반의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컴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를 열고 '소버린 에이전틱 운영체제(Sovereign Agentic OS)' 기업으로의 전환 계획과 함께 처음으로 AI 사업 매출 실적을 공개했다. 기존 사명 '한글과컴퓨터'는 이날을 기점으로 '한컴(HANCOM)'으로 공식 변경된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오늘은 단순한 실적 발표나 신제품 소개가 아니라 한컴의 새로운 정체성을 선언하는 자리"라며 "소버린 에이전틱 OS라는 더 높은 비전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AI 매출, 1년 새 0.04%에서 11%로

=한컴이 이날 처음 공개한 AI 매출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5년 별도 기준 전체 매출은 1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 증가분 162억원 중 54.6%가 AI 매출에서 나왔다. 지난해 AI 패키지 매출은 약 89억원으로, 연초 0.19억원에서 출발해 연말 89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1분기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분기 매출 465억원 중 AI 매출 비중은 1년 전 0.04%에서 11.21%로 수직 상승했으며 AI 매출 규모는 당초 사업계획 대비 월평균 200%를 넘어서고 있다. B2B 고객의 AI 패키지 도입률은 4.2%로, 출시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글로벌 빅테크 전환율(약 5%)에 근접했다.

주목되는 것은 수익성이다. 많은 기업이 AI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반면 한컴은 지난해 별도 영업이익 509억원, 영업이익률 29%를 유지했다. 기존 20만 고객 기반 위에 AI 패키지를 얹어 신규 고객 확보 비용 없이 고객당 매출을 높이는 구조 덕분이다.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기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손지하 기자

◇'소버린 에이전틱 OS'란 무엇인가

=한컴이 내세우는 '소버린 에이전틱 OS'는 조직 내부 데이터와 외부 AI 모델, 기존 업무 시스템을 하나의 안전한 환경에서 연결·통제하는 통합 AI 에이전트 운영체제다.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에 위임하기 어려운 공공·국방·금융·헬스케어 부문이 핵심 수요처다.

한컴의 전략적 특징은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하는 대신 고객이 원하는 LLM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합할 수 있는 '비종속(LLM Agnostic)' 아키텍처를 구축한다는 점이다. 데이터 통합 플랫폼 위에서 LLM의 위아래를 모두 담당하는 미국 팔란티어(Palantir)의 구조와 유사한 접근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에이전틱 AI 시장은 2025년 70억 달러에서 2032년 932억 달러로 1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컴은 2030년 소버린 에이전틱 OS의 글로벌 유효시장을 70억~100억 달러(약 10~14조 원)로 추산하고 있다.

경쟁력의 기반으로 한컴은 4가지 '해자(MOAT)'를 제시했다. 36년간 축적한 문서 파싱·비정형 데이터 처리 기술, 750건 이상의 내부 AI 도입 사례를 포함한 AX(AI 전환) 임상 데이터, 공공·금융·교육 등을 망라하는 20만 고객 기반, 개방형 AX 표준 아키텍처다. 한컴이 지난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문서 변환 도구 'ODL V2.0'은 올해 3월 글로벌 주요 벤치마크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으며 깃허브 트렌딩 1위 저장소에도 오른 바 있다.

◇첫 글로벌 공략지는 유럽, 파트너 3곳과 MOU

=한컴은 글로벌 진출의 첫 번째 무대로 유럽을 택했다. 유럽연합의 AI 규제법(AI Act)과 개인정보보호법(GDPR)이 동시에 작동하며 AI 데이터 주권 요구가 가장 빠르게 제도화된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AI Act는 위반 시 전 세계 연 매출의 최대 7%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한컴은 이날 유럽 현지 파트너 3곳과의 협력 현황도 공개했다. 글로벌 기술 그룹 산하 AI·데이터 전문 SI 기업 A사와 MOU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프랑스와 폴란드 정부 공인 하이테크 R&D 기업 B사와는 이미 MOU를 완료했다. 나머지 한 곳과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

◇한컴오피스 연식제 종료…플랫폼으로 전환

=사명 변경과 함께 제품 정책도 바뀐다. '한컴오피스 2024'를 마지막으로 기존의 연도별 패키지 방식을 종료하고 향후 AI 기능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플랫폼 형태로 전환한다. 30여년간 이어온 '연식제' 방식의 마침표다.

한편 한컴의 자회사 한컴위드도 이날 같은 자리에서 디지털 금융·양자보안·AI 인증을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실물자산 토큰화 플랫폼 '온토리움' 출시, 양자내성암호(PQC) 솔루션 확대, 얼굴·음성·행위 기반 AI 인증 솔루션 3종 공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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