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다(루시 혼 지음·이은경 옮김)=이 책은 심리학자 루시 혼이 열두 살 딸을 갑작스럽게 잃은 경험과 회복탄력성 연구를 바탕으로 상실 이후의 삶을 견디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방법을 살펴본다. 사별뿐 아니라 이혼과 실직, 질병, 가족과의 단절 등 삶을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다양한 상실을 다루며 피로와 외로움, 불면, 갑자기 슬픔이 밀려오는 '애도 기습' 등이 왜 나타나는지 설명한다. 애도에는 정해진 단계나 속도가 없으며 슬픔과 일상을 오가는 과정 자체가 자연스럽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강점을 찾고 일상을 유지하며 도움을 청할 사람을 떠올리는 등 평범한 행동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상실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슬픔을 품은 채로도 삶은 다시 자라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웅진지식하우스/ 380쪽/ 2만 1000원
△탈주자들(리잉디 지음·김경숙 옮김)=이 책은 중국의 젊은 기자 리잉디가 3년 동안 5개 도시를 오가며 대도시와 직장, 소비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집값이 싼 지역으로 떠난 청년들을 기록한 르포르타주다. 저자는 2만-3만 위안짜리 집을 구해 최소한으로 소비하고 온라인 노동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의 삶을 구체적인 수입과 생활비, 노동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과도한 업무와 높은 집값, 기성세대가 요구하는 삶의 방식에 지친 청년들에게 이러한 '탈주'는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선택이지만, 동시에 관계의 단절과 고립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기도 한다. 저자는 이들을 단순한 은둔자나 도피자로 규정하지 않고, 주어진 삶의 궤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과 속도를 찾으려는 한 세대의 고민을 기록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청년들이 왜 경쟁에서 물러나려 하는지, 세상과 연결되면서도 자신답게 살아갈 방법은 무엇인지 묻는다. 김영사/ 328쪽/ 2만 원
△법정에 선 예술가들(캐슬린 김 지음)=이 책은 뒤샹의 변기부터 카텔란의 바나나, AI(인공지능)가 만든 작품까지 실제 법정 공방을 통해 현대미술의 역사와 쟁점을 살펴본다. '무엇이 예술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앤디 워홀과 제프 쿤스 등의 저작권 분쟁을 통해 창작과 표절의 경계를 짚고, 위작과 진품 논란, 미술품 투자와 사기 문제도 다룬다. 작품을 소유한 사람이 이를 파괴할 권리까지 갖는지, AI가 만든 결과물에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등 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문제도 법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뱅크시의 작품 파쇄와 '살바토르 문디'의 진위 논란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예술과 법이 충돌할 때마다 예술의 경계 역시 새롭게 그어져 왔음을 보여준다. 기술과 자본이 예술의 모습을 바꾸는 시대에 무엇이 예술의 가치와 진정성을 결정하는지 질문한다. 작가정신/ 480쪽/ 2만 5000원
△단순한 메시지가 살아남는다(스기노 미키토 지음·김양희 옮김)=이 책은 정보와 설명이 넘쳐나는 시대에 핵심을 하나로 압축해 사람을 움직이는 '1 메시지' 전달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많이 말할수록 메시지가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정보가 잡음이 돼 오히려 핵심을 가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회의와 발표, 면접, 협상 등에서 상대가 기억해야 할 한 가지를 선택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신뢰와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메시지를 초점화하고, 첨예화하고, 결정화하는 세 가지 기술을 제시하며 다양한 실제 인물과 비즈니스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활용법과 효과를 설명한다. 복잡한 생각을 단순하고 명확한 한마디로 정리하고 상대가 바로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전달해, 일과 관계에서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방법을 전한다. 동양북스/ 256쪽/ 1만 9000원
△초록마법(박상규 지음)=이 책은 화학생태학자 박상규 교수가 식물이 만들어낸 물질이 인간의 신화와 문학, 의학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벨라도나와 맨드레이크, 양귀비, 대마, 헴록, 장미, 광대버섯과 맥각 등 11가지 식물과 균류를 따라가며 마녀의 빗자루와 소크라테스의 독배, '오디세이아'의 망각과 '해리 포터'의 마법 같은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식물이 자신을 방어하고 번식하기 위해 만든 2차대사물질이 인간의 신경계와 만나 환각과 진통, 중독과 치유 등을 일으키는 원리와 그 과정도 설명한다. 이러한 경험이 시대에 따라 신의 힘이나 마법, 의술과 약으로 해석되며 문화 속에 자리 잡은 과정도 짚는다. 인간에게 독과 약, 마법으로 받아들여진 현상이 사실 식물의 생존 전략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며, 자연과학과 신화·문학을 넘나들어 인간과 식물이 맺어온 오랜 관계를 새롭게 바라본다. 지오북/ 248쪽/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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