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6일 금융안정회의 열고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 점검
국내 금융시스템 대체로 안정적…잠재 리스크 여전
중동사태 장기화 땐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충격
수도권 중심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금융불균형 누증 우려
취약부문 부실 확대 가능성…금융기관 건전성 관리 필요
한은 “시장불안 발생 시 적기 안정화 조치 실시…정부와 협력 통해 적극 대응”
“향후 통화정책, 금융안정 상황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할 것”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를 열고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조세일보 DB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취약부문 부실 확대 가능성 등으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한편 시장불안 발생 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적기에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26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했다. 동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향후 의사록을 통해 공개된다(4월 14일 예정).
한은은 '금융안정 상황(2026년 3월)'에서 국내 금융시스템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도 양호한 금융기관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나 외환·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함께 취약부문 부실 확대, 금융불균형 축적 등의 리스크 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 기대 변화, AI버블 경계감 등이 부각될 때마다 국내외 자산가격 조정 및 머니무브 등을 통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은 자산건전성과 유동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세가 개선되고 있으나 부문별 양극화로 인한 영향과 자금조달 애로 등이 가중되면서 취약부문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약화됐으나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등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이 잠재해 있어 정책공조를 통해 일관성 있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스템의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2026년 2월중 15.3으로 주의단계(12~24)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025년 4분기말 48.1로 서울 주택가격 및 주가 상승 등에 따라 상승하면서 장기평균을 소폭 상회했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금융안정 상황을 부문별로 보면 신용시장에서는 가계신용은 증가세 둔화흐름이 지속되고 기업신용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2025년 4분기중 가계대출은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가계부채 비율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업대출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신용경계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등에 따라 비은행·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율이 지속됐다.
한편 2025년말 GDP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율은 가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부동산·건설업 대출 감소 전환, 부동산PF 구조조정 등에 힘입어 2023년 정점을 기록한 후 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 연체율은 하락세가 지속됐으며 기업 연체율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가계 연체율은 장기평균에 근접한 수준에서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취약차주 비중은 정부의 신용회복 지원 등에 따라 감소하다가 연말 소폭 증가했다.
자산시장은 국고채 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됐으며 주가는 사상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한 후 중동상황 이후 큰 폭 조정되는 등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9월 중순 금리인하 기대 약화로 상승 전환한 이후 연초 국내외 통화정책 기대 변화, 수급 부담 등에 더해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해 11월 이후 신용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확대됐다.
주식시장은 금년 들어 견조한 반도체 수요, 정부의 자본시장 개선 노력 등에 힘입어 사상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다가 중동상황 발생으로 큰 폭 조정되면서 변동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가상자산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으며 국내 투자자의 거래대금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한은은 "중동상황 발생이후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외 이벤트 및 시장 기대 변화에 따라 가격변수 움직임이 크게 확대되고 시장간 연계를 통해 외환·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부동산시장은 수도권의 경우 최근 서울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됐으며 비수도권은 지난해 10월 상승 전환한 이후 완만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10.15대책 직후 잠시 위축됐던 수도권 주택매매 거래가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재개되면서 서울 선호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됐다가 최근 다주택자 등에 대한 규제 강화 계획 발표 이후 상승폭이 축소되고 가격상승 기대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의 장기적인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주택가격이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미분양주택 물량 해소가 더딘 속도로 진행되는 등 상대적으로 부동산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다. 한편 임대차시장에서는 전월세가격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업권별로 차별화된 가운데 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으며 복원력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부동산PF 구조조정, 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향후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경기회복세 개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정리 노력 등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정도는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 가능성과 성장 양극화 흐름 속에서 취약부문의 업황 개선 속도 등에 따라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본비율은 은행과 비은행 모두 규제비율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유동성비율도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대외부문에서는 환율이 중동상황 발생 등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나 외화 자금조달 여건과 대외지급능력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미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 엔화 약세,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큰 폭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말 외환수급 안정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하락한 후 글로벌 달러지수 및 엔화 흐름 등에 따라 등락하다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크게 상승했다.
외화자금시장에서 외화차입 단기 가산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대외 외화조달 여건은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다. 투자거래의 경우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는 순투자 흐름이 전년대비 확대되고 외국인 국내증권투자는 연초 채권자금의 순유입에도 불구하고 주식자금 유출이 크게 확대되면서 금년 2월중 순유출로 전환됐다. 대외지급능력은 단기외채 비중이 안정적인 수준을 지속하는 등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
한은은 "앞으로의 금융안정 상황은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내수회복 속도,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동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 파급영향,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머니무브 등 대내외 요인이 맞물리면서 최근 높은 수준의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또한 "성장 양극화,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라 취약부문 부실이 확대·장기화되고 자금조달 애로가 가중될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 개선을 제약할 것"이라며 "금융기관이 복원력을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이러한 잠재리스크에 대비하여 금융기관의 대응능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특히 "그간 금융여건 완화 과정에서 성장한 글로벌 사모신용의 영향 등 비전통적 금융수단과 연계된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노력 등에 따라 최근 들어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완화되고 있으나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산되면서 금융불균형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높은 경각심을 갖고 정책공조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한은은 외환·금융시장의 움직임과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불안이 발생할 경우 적기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는 등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및 성장과 함께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리스크, 환율 변동성의 영향 등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