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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마당] ‘닮은 꼴’ 한국과 이스라엘

같은 강소국이자 인공지능(AI), 안보산업 면에서 이스라엘과의 협력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 관계가 반세기 전으로 후퇴하지 말고 비온 뒤에 땅이 굳은 것처럼 되길 원하는 이들이 많다.

[한마당] ‘닮은 꼴’ 한국과 이스라엘

고세욱 논설위원

튀르키예가 형제의 나라로 불리지만 정작 정치, 경제, 역사 등 각 분야 두루두루 처한 상황이 우리와 유사한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현 체제의 정부(국가)를 1948년에 수립한 점, 끊임없는 안보 불안, 역경을 딛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뜨거운 교육열, 징병제 운용도 빼놓을 수 없는 공통점이다. 이스라엘 인사들이 방한할 때마다 ‘닮은 꼴 국가’라고 치켜세우는 이유다.

닮은 꼴 이스라엘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는 정부가 앞장서 조성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서 6일 만에 승리하자 박정희 정권은 이스라엘·유대인의 애국심, 단결력을 반공주의의 동력으로 활용했다. 교과서에선 유대인이 고난 속에 나라를 세운 위대한 민족으로 묘사됐다. 나아가 선망의 대상으로도 부각됐다. 탈무드(유대교 경전) 관련 책이 가장 많이 팔린 곳 중 하나가 한국이다. 지금도 교보문고에서 탈무드를 검색하면 5300건이 넘는다. 전 세계 인구의 0.2%인 유대인이 노벨상 수상자의 30%에 육박한 건 탈무드를 통한 창의 교육 덕이라는 소문이 낳은 풍경이다. 일당백의 전투능력을 가진 이스라엘군, 기상천외한 첩보 기관 모사드는 우리 안보당국의 롤모델이다.

하지만 1970년대 정부가 오일머니 획득을 위해 중동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73년 아랍국들과의 친분을 강화하는 ‘신중동정책’도 기폭제가 됐다. 이스라엘은 78년 예산상 이유를 들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을 폐쇄했다. 대사관 재개설까지 14년이 걸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면서 양국 관계가 뒤숭숭해지고 있다. 이란 전쟁이 경제에 타격을 주자 확전의 주체인 이스라엘에 대한 불만이 쌓인 듯하다. 다만 유튜버·시민 운동가가 아닌 대통령이 나섰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같은 강소국이자 인공지능(AI), 안보산업 면에서 이스라엘과의 협력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 관계가 반세기 전으로 후퇴하지 말고 비온 뒤에 땅이 굳은 것처럼 되길 원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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