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 붙은 ‘검찰개혁’ 공방
여론전 주도하며 대여 압박 나서
여권 내부서도 개정안 수위 논쟁
조국 “정밀한 설계가 우선돼야”
추미애 “무조건 전면 폐지해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골자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게 대두되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여론전을 주도하며 대여 압박에 나선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의 전면 폐지냐 제한적 존치냐를 두고 이견이 분출하며 대립 전선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한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이 개정안에 ‘경찰의 영장 없는 긴급체포 무제한 허용’이라는 폭탄을 숨겨놓았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경우 즉시 검사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석방 시에도 ‘보고’해야 하지만 민주당의 개정안은 이를 검사에게 승인받을 필요가 없는 ‘단순 사후 통보’로 바꿨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견제 장치가 무너지면 긴급체포는 필연적으로 남용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제도적 안전벨트의 해제를 우려했다. 그는 현직 경찰이 자진 출석한 피의자를 밖으로 유인해 불법으로 긴급체포한 최근 사건 기사를 공유하며 “이러한 악용 사례가 민주당이 만든 세상에서는 일상이 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같은 논란 속에 당초 예정됐던 여야 간 공개 맞장 토론은 최종 불발됐다. 앞서 한 의원과 토론하기로 합의했던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지하는 당원들의 우려와 뜻을 외면할 수 없다”며 하루 만에 합의를 번복했다. 이에 한 의원은 “토론에서 일방적으로 밀릴 것 같으니 도망친 것”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 여권 내부에서도 개정안의 수위를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일각의 보완수사권 옹호론을 반박하면서도 정밀한 접근을 주문했다. 조 전 대표는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을 정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것 없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하자는 주장은 오류”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제한적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안에 대해 “검찰의 권한 보전 의지가 노골적으로 반영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추미애 경기지사는 더욱 강경한 ‘전면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추 지사는 같은 날 “수사와 기소를 제대로 분리해야 검경 수사 협력이 이루어지고 국민 인권도 지켜진다”며 민주당 내부의 일부 존치 움직임을 “가장 반민주적 검찰 제도로의 회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지사는 과거 자신이 법무부 장관 시절 마련한 ‘검경 수사 협력 준칙’을 언급하며 보완수사 요구권과 송치 요구권만으로도 경찰 통제는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실무적 우려는 시정 가능한 오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대립은 수년간 전개돼 온 ‘검경 수사권 조정’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직접 보완수사권 역시 제한해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하도록 제도를 재편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사실상 전면 복원시키는 ‘검수원복’으로 맞받았다.
이처럼 보완수사권은 단순한 실무 권한을 넘어 ‘검찰개혁’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담은 핵심 전장이다.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검찰을 ‘공소청’으로 전환하고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목표 아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야당과 보수 진영은 이를 사법 시스템 파괴로 규정하며 보완수사권 유지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누적된 여야의 불신과 가치관의 충돌이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또 한 번 폭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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