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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놀란 감독 사랑하는 이유 3가지…머리 쓰게 하고, ‘진짜’를 찍고, 흔치 않으니까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영화 로 ‘쌍천만 감독’에 올랐다. 가 지난 6일 외화로는 10번째로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4)에 이은 성취다. 외국 감독의 독립된 영화 두 편이 ‘천만 영화’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연출한 영화 <오디세이>의 한 장면. <오디세이>는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올해 1000만 관객을 모은 두 번째 영화가 됐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영화 <오디세이>로 ‘쌍천만 감독’에 올랐다. <오디세이>가 지난 6일 외화로는 10번째로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인터스텔라>(2014)에 이은 성취다. 외국 감독의 독립된 영화 두 편이 ‘천만 영화’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쌍천만’ 외화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와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겨울왕국>(2014)과 <겨울왕국 2>(2019), <아바타>(2009)와 <아바타: 물의 길>(2022) 등 시리즈물로 전작의 인기에 힘입은 결과였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이 아닌 한국에서 고대 그리스 서사시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이 정도로 흥행할지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한국은 북미, 영국, 프랑스에 뒤이어 <오디세이>가 4번째로 높은 매출(7170만달러·약 962억원)을 거둔 나라다. 북미와 중국, 영국 등에서는 비슷한 시기 개봉한 마블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한 반면, 한국에서는 <오디세이>가 이를 제치고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한국 관객은 왜 이토록 놀런의 영화를 믿고 볼까.

내한한 놀런 감독이 지난달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의 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①배울 것 있는 소재…한국인 지적호기심 자극

먼저 작가주의적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놀런은 지적 호기심이 높은 한국 관객과 상성이 좋다. 전찬일 영화 평론가는 “놀런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지적이다. <메멘토> <인셉션> <테넷>이 특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놀런이 “히어로물 <다크나이트> 시리즈로 국내 팬덤을, <인터스텔라>로 대중성을 얻었다. 이 같은 국내 관객 경험의 축적이 이번 흥행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천만 영화’ <인터스텔라>와 <오디세이>는 큰 틀에서 아버지인 캐릭터가 각각 우주와 고대의 바다를 방랑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공감대가 넓은 서사다.

그러면서 지식도 있다.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킵 손의 자문을 바탕으로 만든 <인터스텔라>는 상대성 이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인터스텔라>의 내용을 다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도 과학 이야기라는 말에 아이를 데리고 영화를 본 부모들이 많았다”며 “<오디세이>는 고전을 알고 싶다는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는 점이 유사하다”고 했다.

<오디세이> 촬영 현장에서 아테나 여신상 머리 소품을 살피는 놀런 감독.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②고전적 촬영 기법…K정서에 맞는 ‘진정성’

두 번째로, 정통성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한국의 정서가 놀런 감독의 작업 방식과 맞아떨어진다. 놀런 감독은 컴퓨터그래픽(CG)을 사용하기보다 장면을 직접 구현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민아 평론가는 “디지털과 AI(인공지능)의 시대에 오히려 극장에서 ‘클래식다운 영화’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우리에게 있었던 것 같다”며 “숭고한 장면들을 고전적인 기법으로 제작했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갔을 것”이라고 했다.

놀런의 ‘CG 최소화 원칙’은 괴물과 여신이 나오는 신화를 그가 어떻게 구현했을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제작 비화를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은 <오디세이> 개봉 2~3주 차가 넘어서도 화제가 됐다. 특히 마녀 키르케가 병사를 돼지로 만드는 장면을 고무 소재의 특수 기계모형(애니매트로닉스)을 단계별로 만들어 표현했다는 점에 놀란 관객이 많았다. 이 밖에 놀런은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를 기계식 인형으로 제작했고, 거인족을 그릴 때에는 키 차이가 크게 나는 배우들을 섭외해 원근법을 이용하여 촬영했다.

영화 <오디세이>를 연출하고 있는 놀런 감독. IMAX 70㎜ 필름으로 영화 전체를 촬영했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③최초로 전체 IMAX…‘희소성 경험’ 선호

끝으로 고가의 암표까지 등장한 ‘아이맥스(IMAX)관 열풍’은 희소성 있는 경험을 원하는 요즘 관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디세이>는 IMAX 70㎜ 필름으로 영화 전체를 촬영한 최초의 작품이다. 놀런이 찍은 버전은 일반 영화보다 세로가 길어 직사각형보다는 정사각형에 가깝다.

문제는 아이맥스 필름을 틀 수 있는 상영관이 전 세계에 41곳뿐이라는 것이다. 북미에서 먼저 ‘놀런의 의도대로 영화를 봐야 한다’며 먼 IMAX 상영관으로 ‘원정’을 가는 관객들이 나타났다. 한국은 모두 디지털 IMAX관으로 필름 상영이 불가했지만, 대신 동일한 화면비를 구현할 수 있는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용아맥)의 인기가 높았다. 해당 상영관 표가 풀릴 때마다 전석이 금세 매진되고 고가의 암표까지 등장했다. 매진 행렬이 또 다른 화제를 낳으며 <오디세이>는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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