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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의 정서와 일상의 따뜻함을 담아내다

벽해(碧海) 이민정(본명 이선자) 작가가 22일부터 29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네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시의 주제는 ‘삶의 이야기’로,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한국적 정서와 일상의 따뜻한 풍경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한국의 정서와 일상의 따뜻함을 담아내다

[새전북신문]

벽해(碧海) 이민정(본명 이선자) 작가가 22일부터 29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네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시의 주제는 ‘삶의 이야기’로,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한국적 정서와 일상의 따뜻한 풍경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풍속화, 전래놀이, 그리고 한국적 이미지를 투영한 성화(聖畵) 등 세 가지 핵심 테마를 선보인다.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정겨운 일상을 담은 ‘풍속화’와 사라져가는 전통의 미학을 생동감 있게 복원한 ‘전래놀이’ 작품들은 세대를 초월한 공감과 향수를 자극한다.

이번 개인전 '삶의 이야기'에서 이 두 가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매우 깊은 예술적 의도가 있다. 디지털화되고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인간적인 '풍속'과 '놀이'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사라진 따뜻한 향수와 위로를 건네고자 하는 것이다.

풍속화는 특정 시대에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풍습을 그린 그림이다. 화려함보단 소박하고 친근한 미학을 보여주며, 삶의 희로애락을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함께 모여 일하고 즐기는 모습을 통해 개인주의에 지친 현대인에게 연대감과 따뜻한 공동체 정서를 느끼게 한다.

강강술래, 널뛰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전래놀이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 놀이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해야 하는 놀이가 대부분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최고의 소통 수단이다.

한국의 전통 놀이와 풍속 작품들은 한복을 입은 아이들과 인물들이 마당이나 멍석 위에서 전통 놀이를 즐기는 평화롭고 친근한 풍속화 시리즈를 선보인다.

'수건 돌리기'는 푸른 잔디밭 위 멍석에 둥글게 둘러앉은 아이들이 수건돌리기 놀이를 하는 장면이다. 노란 저고리와 다채로운 치마를 입은 아이들의 설렘과 즐거움이 화사한 색감으로 잘 드러나 있다. 원광디지털대학교 한국복식과학학과에 진학, 진통 복식을 알고 그리기 위함이었다.

'강강술래'는 보름달이 환하게 뜬 야스름한 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강강술래를 추고 있다. 뒤쪽 나무 사이로 이 모습을 수줍게 훔쳐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유쾌함을 더한다. '까막잡기 / 술래잡기'는 초가집 앞마당에서 눈을 가린 술래가 팔을 벌려 다른 친구들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고, 주위 아이들이 손뚬을 치며 술래를 놀리거나 피하는 생동감 넘치는 놀이 장면이다. '윷놀이'는 초가집 마당 마루 앞에 멍석을 깔고 온 가족 혹은 동네 주민들이 모여 명절 윷놀이를 즐기는 모습이다. 공중에 던져진 윷가락과 그것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 마당 아래 쳐다보고 있는 조그만 강아지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시냇가 천렵과 일상'은 배경에 푸른 산이 조망되는 시냇가에서 한복 바지를 걷어붙이고 족대로 물고기를 잡는 두 남성과 뭍에서 땔감을 모으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휴식을 취하는 여인들, 그리고 한편에서 다정하게 걸어오는 커플을 묘사한 평화로운 시골의 가을 풍경화이다

작가는 또, 기독교적 성스러움을 전통 한국 고유의 색채와 화법으로 재해석한 ‘성화’ 시리즈는 종교적 숭고함에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더해 평단과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성화는 특히 ‘한국적 이미지’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독창적인 예술 가치를 지닌다. 서구 중심의 기독교 도상에서 탈피, 오방색 등 우리 민족 고유의 색채, 한복, 한국적 풍경 속에 성경의 이야기를 녹여내어 신앙을 우리 문화의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이스라엘이나 유럽을 배경으로 한 낯선 풍경 대신, 한국인의 정서에 친숙한 붓 터치와 구도로 성경적 메시지를 전달, 믿지 않는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따뜻한 울림을 선사한다.

앞서 언급된 풍속화, 전래놀이가 우리 민족의 '지상의 삶'을 노래한다면, 한국적 성화는 그 삶을 품어주는 '하늘의 은혜와 영적인 삶'을 상징한다. 즉, 인간의 일상과 신성함이 별개가 아니라 우리네 삶 속에 공존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완성하는 핵심 퍼즐이 된다.

마태복음 4장 23~25절(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백성 중의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선보인다. 갓과 도포를 입은 한국적인 예수의 형상이 수많은 군중을 향해 손을 뻗어 치유와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삼색(노랑, 빨강, 파랑)의 역동적인 배경 번짐 효과로 신비롭게 표현했다.

리어카에 폐지와 박스를 가득 싣고 힘겹게 언덕이나 길을 오르는 어르신들의 모습도 담았다. 앞에서 묵묵히 끄는 할머니와 뒤에서 밀어주는 할아버지의 표정이 사실적이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준다.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서로 의지하는 부부의 정을 담아낸 수묵담채화풍의 작품이다.

작가는 “우리네 삶 속에 녹아 있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이야기들을 캔버스에 담아내고 싶었다”면서 “전시를 찾는 관람객들이 옛 추억을 떠올리고, 지친 일상 속에서 따뜻한 위로와 평안을 얻어 가길 바란다”고 했다.

작가는 전주대학교 문화융합대학 시각디자인학과에 재학중이며, 원광디지털대학교 한국복식학과를 졸업(예술학사)하고 한일장신대학교와 동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석사)를 졸업했다.

굿네이버스 주관, 누벨백미술관 ‘학교폭력, 아동학대 없는 행복한 학교,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공모전 우수상, 제3회 KMAF 대한민국현대미술제 특선, 무장기포 예술작품 공모전 장려상, 도전 및 국전 입상 등을 한 바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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