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개장 44년간 숱한 명장면 연출
한국프로야구 성지 올해 마지막 경기
2032년 돔구장 포함 문화 복합공간 오픈
한국프로야구의 성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잠실구장이 올해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 일정 종료와 함께 야구팬과 작별한다.
잠실구장은 1982년 7월 개장해 44년간 한국야구의 메카 역할을 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홈으로 사용했다. 두 구단은 돔구장이 완성되기 전까지 잠실주경기장에 마련될 2만석 미만의 특설 야구장에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임시로 머문다.
잠실구장이 2026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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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40년 넘게 한국야구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의 전통 악기 장구의 측면에서 영감을 받아 1, 3루 관중석이 넓고 좌우 외야로 갈수록 좁아지는 곡선 형태로 설계됐다.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100m, 가운데 펜스까지는 125m다.
잠실구장은 수많은 서사를 만들었다. 한국은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극적인 우승을 거뒀다. 당시 역사 교과서 문제로 한국 사회의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다.
1983년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첫 야간경기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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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8회까지 0-2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어지던 그때, 기적이 시작됐다. 8회말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한대화는 좌월 3점 역전 홈런을 쏘아 올렸다. 순식간에 경기는 뒤집혔고, 한국은 극적으로 일본을 5-2로 물리쳤다. 역대 한국 야구사의 손꼽히는 명승부다. 한대화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이 한 방으로 전국구 스타가 됐다.
두산 간판타자 김동주는 2000년 5월 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장외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150m. 두산은 홈런공이 떨어진 중앙출입구 철골 구조물 앞 보도에 가로 60㎝, 세로 60㎝, 두께 6㎝ 크기의 기념 동판을 설치했다. 국내에서 홈런볼 기념판이 설치되는 건 처음이었다. 26년 동안 잠실구장을 찾는 팬들을 맞이해온 이 동판은 2026시즌 종료 후 철거된다.
종합운동장역 5번 출구 옆에 있는 두산 베어스 김동주 장외홈런 기념 동판이다. 두산은 2026시즌 종료 후 잠실구장 개발로 해당 동판을 수거해 보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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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1990년 8월 26일 해태 타이거즈-LG와의 경기에서 프로야구 역대 최악의 관중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관중 500명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각목과 쇠 파이프로 편싸움을 벌여 경기가 중단되고, 잠실야구장은 무법천지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전투경찰 3개 중대 400명이 출동해 난동을 진압하고 1시간 7분 만에 경기가 재개됐다. 최악의 관중 패싸움으로 11명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잠실구장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프로야구 출범 초기에서는 대통령과 체육부 장관, 서울시장, 구단주 등 정·관계와 야구계 주요 인사가 주로 시구를 맡았다.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시구자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었다. 이후 연예인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1996년 채시라가 잠실 개막전 첫 연예인 시구를 했다. 권위의 마운드가 대중의 무대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배우 홍수아는 2005년 7월 8일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해 '홍드로'란 별명이 생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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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엔 '홍드로' 홍수아, LG엔 '뽐가너' 윤보미 등이 시구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시구자와 구단·팬이 인연을 쌓는 무대로 진화했다. 잠실구장의 시구 문화는 지금도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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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은 새롭게 변신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있는 잠실구장은 서울시의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기업 회의·관광·컨벤션·전시)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 사업'에 따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잠실 스포츠·MICE 복합 문화공간이 조성된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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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29만㎡에 3만석 돔야구장, 코엑스 약 2.5배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스포츠콤플렉스, 호텔·업무·상업시설을 짓는다. 이 사업은 2026년 7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가 한화건설 주간사로 참여한다. 이르면 2026년 12월 착공, 2032년 준공 목표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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