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엔젤매칭투자펀드로 시작…2018년부터 일자리매칭펀드까지 직접투자 지속
운용 4~8년차로 회수이익 구간 진입…대부분 초기기업 투자로 지분공시 기준 미달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의 대표적인 직접 투자사업인 일자리매칭펀드가 회수 성과를 내고 있다. 기관투자자와 매칭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돼 왔으며 펀드들이 운용 6~7년 차에 접어들면서 개별 포트폴리오의 성장세가 투자금 회수로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일자리 창출 성장지원펀드 2호는 보유 중인 보원케미칼 지분을 장내매각 방식으로 처분하고 있다. 보원케미칼이 올해 3월 BNK제2호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에 따라 투자금 회수 길이 열렸고 한국벤처투자는 보유 지분 가운데 63%에 해당하는 57만6476주를 매각해 41억원을 확보했다. 이미 투자 원금을 웃도는 회수 이익을 거둔 상태다.
일자리 창출 성장지원펀드는 한국벤처투자의 대표적인 직접투자 사업 가운데 하나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벤처투자의 대표 직접투자 사업은 엔젤투자매칭펀드였다. 한국 엔젤투자매칭펀드 1~4호를 비롯해 지역별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도 함께 운용했다. 기관투자자나 전문개인투자자가 투자한 금액에 대해 한국벤처투자가 심사를 거쳐 1대1로 매칭 투자하는 구조였다.
이후 해당 사업의 성격을 이어받아 등장한 것이 일자리 창출 성장지원펀드다. 현재도 한국벤처투자 혁신투자실이 일자리 창출 성장지원펀드와 엔젤매칭투자펀드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등 기관투자자가 벤처기업에 투자한 뒤 매칭투자를 신청하면 한국벤처투자가 심사를 거쳐 공동투자(Co-investment)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국벤처투자는 2018년 506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시작으로 2021년과 2022년 각각 205억원 규모의 2·3호 펀드를 조성했다. 1호 펀드는 존속기한 8년으로 올해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었으나, 운용 기간 연장을 통해 2029년까지로 기한을 늘렸다.
한국벤처투자는 엔젤투자매칭펀드와 일자리 창출 성장지원펀드를 모두 지분법적용투자주식으로 분류하고 있다. 매칭투자 신청 건마다 자체 심사를 거쳐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투자 대상 기업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후 추진한 연구개발(R&D) 매칭펀드와 밸류업펀드는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존 출자사업보다 정책 목적이 강해 투자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자리 창출 성장지원펀드 1~3호는 모두 투자 집행을 완료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네이처모빌리티, 알스퀘어, 지냄, 설로인, 인핸스드바이오, 마켓디자이너스 등이 거론된다.
다만 펀드 운용 특성상 초기 단계에서 10억~30억원 규모로 매칭 투자하는 데다 후속 투자(팔로우온)가 불가능해 상장 이후 지분율이 공시 기준인 5%를 밑도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번 사례처럼 구체적인 회수 성과가 외부에 드러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업계에서는 상당수 포트폴리오에서 벤처펀드와 유사한 수준의 회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벤처투자의 직접투자 사업에 대한 시장 수요는 높은 편이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와 동일한 조건으로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사업인 밸류업 펀드는 지난해 출시된 지 반년 만에 전체 예산 100억원이 모두 소진됐다. 밸류업 펀드는 국내외 대기업·중견기업과 계열회사(CVC 포함)가 스타트업과 개방형 혁신 협력 또는 투자에 나설 경우 매칭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 성장지원펀드를 비롯한 한국벤처투자의 매칭 사업에 대해 많은 벤처캐피털이 자사 포트폴리오의 매칭 투자를 신청해왔다”며 “일선 벤처펀드와 비슷하게 포트폴리오가 구축된 만큼 투자 기간 이후부터 회수 성과가 꾸준히 쌓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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