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우리나라가 차세대 시스템 간 통신 분야 국제표준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며 인공지능(AI) 기반 통신 기술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49차 시스템 간 통신 및 정보교환(ISO/IEC JTC 1/SC 6)’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한국이 통신 네트워크 분야의 피지컬 AI 관련 논의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캐나다, 덴마크 등 10여 개국에서 6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외국어대학교, 쓰리에이로직스, 탑스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도 참여해 차세대 시스템 간 통신 인터페이스 기술 확보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피지컬 AI’ 대응 자문그룹 신설…한국·중국 공동 책임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나라가 제안한 인공지능 자문그룹(AG-AI)이 공식 신설된 점이다. 이 자문그룹은 로봇과 기계가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이른바 ‘피지컬 AI’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AG-AI는 앞으로 SC6 내에서 AI 기반 통신 기술의 표준화 방향을 설정하고, 기술 간 연계 구조를 분석하며, 표준화 격차를 진단해 중장기 전략 로드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단순한 기술 논의를 넘어 국제 표준화 의제를 체계적으로 이끌어가는 컨트롤타워 성격의 조직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해당 자문그룹의 공동 책임을 맡게 됐다. 이는 AI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 역량과 표준화 기여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산업 수요 반영한 표준 과제 제안…미래 기술까지 포괄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국내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구체적 표준화 과제도 다수 제안했다.
대표적으로 자율이동기기가 끊김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무선충전 통신 인터페이스 프로토콜과 웨어러블 슈트의 센서 및 구동기를 정밀 제어하기 위한 네트워크 프로토콜이 포함됐다. 이는 로봇, 스마트팩토리,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울러 드론 교차로에서의 충돌 회피를 위한 통신 프로토콜과 브레인 신호 전송을 위한 초저전력 데이터 전송 시스템 등 미래 유망 기술 분야에서도 신규 예비 과제를 제시하며 논의를 주도했다. 이는 피지컬 AI가 단순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물리적 기기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환경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네트워크 작업반 책임도 확보…표준화 영향력 강화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분야에서도 한국의 영향력은 한층 강화됐다. ‘네트워크·전송 및 미래 네트워크 작업반(WG7)’의 책임을 우리나라가 맡게 되면서, 향후 관련 표준 논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이어가게 됐다.
작업반은 차세대 네트워크 구조와 전송 기술, 미래 통신 인터페이스 규격 등을 다루는 핵심 조직으로, AI 기반 통신 기술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자문그룹 신설과 작업반 책임 수임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한국은 전략 수립과 세부 기술 논의를 모두 주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표준 선점이 곧 시장 선점”
통신·AI 융합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의 의미를 크게 보고 있다. 한 국제표준화 전문가는 “피지컬 AI 시대에는 알고리즘뿐 아니라 기기 간 통신 규격과 인터페이스 표준을 누가 설계하느냐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자문그룹을 주도한다는 것은 향후 글로벌 시장 질서 설계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표준을 선점하면 국내 기업의 기술이 국제 규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곧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통신 시스템이 물리적 장치와 긴밀히 연결되는 피지컬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표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국제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관련 표준화 논의의 중심에 선 만큼, 향후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신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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