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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 안전한 타워크레인 운용 요구 높아"

어제 삼성반도체클러스터를 방문했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8만명에 달하는 노동자와 수많은 타워크레인 등 공사현장의 규모와 인력면에서 놀라웠다. 세계 최고 규모가 아닌가 싶다. 생애 처음 보는 규모였다." - 한국...

"한국, 안전한 타워크레인 운용 요구 높아"

▲ 정기훈 기자

1882년 착공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일명 가우디성당은 2030년대 중반 완공을 목표로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이다. 높이만 172.5미터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인 독일 울름 대성당(161.53미터)을 제치고 세계 최고 높이 성당으로 등극했다.

이런 가우디성당의 옆에 그보다 더 높게 서 있는 중장비가 있다. 바로 타워크레인이다. 대형 건설현장에 어김없이 등장해 거대한 자재를 옮기고 건설의 중추 역할을 하는 게 타워크레인이다. 독일의 립헬(Liehberr)사는 이런 타워크레인을 포함한 건설 중장비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가우디성당보다 높게 솟아오른 타워크레인이 바로 립헬사의 타워크레인이다. <매일노동뉴스>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건설노조 사무실에서 건설노조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마르쿠스 부르크스탈 립헬 타워크레인 사업부 총괄관리자를 만났다. 립헬은 1949년 설립된 중장비 제조사로, 립헬 가문의 가족경영기업이지만 5만명가량의 임직원을 고용한 글로벌기업이다.

- 방한의 계기와 소감이 궁금하다.

“최동주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의 초청이다. 지난해 최 위원장과 노조가 독일을 방문했다. 이후 초청을 받아 한국을 찾게 됐다. 어제 삼성반도체클러스터를 방문했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8만명에 달하는 노동자와 수많은 타워크레인 등 공사현장의 규모와 인력면에서 놀라웠다. 세계 최고 규모가 아닌가 싶다. 생애 처음 보는 규모였다.”

- 한국 외에도 다양한 공사현장을 방문했을텐데. 어느 현장이 인상이 깊었는지.

“바하마의 부유식도크다. 세계에서 가장 큰 부유식도크다. 터키의 공항 건설에도 립헬의 타워크레인이 쓰였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차니칼레 대교 건설현장도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도 마찬가지다.”

“서비스 파트너에 산업안전교육 제공”

- 높은 명성에도 아시아시장에서의 점유율, 특히 한국시장에서의 점유는 높지 않은데.

“맞다. 우리도 한국을 매우 유망한 시장으로 본다. 안전한 타워크레인 운용에 대한 요구도 높다. 그게 지금 내가 여기 있는 이유다. 다만 건설현장에 언어를 유창하게 쓸 수 있는 숙련자가 많지 않았다. 우리는 싱가포르지사를 통해 한국시장을 운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고,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국시장에 지역화한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 그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살펴보니 립헬에 대한 한국인의 브랜드 이미지는 좋았다. 다만 중국제품의 도전이 거세다. 우리의 안전장치와 관련한 보조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있어서 경쟁력이 있고, 시장 점유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립헬은 구매 등 이후 20년 이상 풀패키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 국내 타워크레인 운용의 최대 문제는 역시 사고다. 예방 방법은 무엇인지.

“독일은 타워크레인 조립과 해체에 훈련되고 경험이 풍부한 정비공을 참여시킨다. 조립 후 크레인 스케일링은 최대의 안전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훈련된 서비스 기술자만 수행할 수 있다. 모든 타워크레인은 서비스 기술자가 서명한 설치 문서로 확인된다. 립헬은 이 과정에서 서비스 파트너에게 작업 및 산업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도 제공한다. 조립 중 모든 손동작과 운송 권장 사항은 립헬의 포괄적 작동 지침에 설명돼 있다.”

크레인 스케일링은 고층 건축물 시공 등을 위해 크레인의 높이를 높이는 과정이다.

“타워크레인 작업안전 위한 풍속계 내장”

- 작업 중 안전 확보는 어떤지.

“크레인이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일 때 건설현장 운영자는 지정된 풍속에서 작동을 중지해야 한다. 크레인 운전자는 크레인 운전 작업대 풍속계를 통해 디스플레이로 추가 경고를 받는다. 립헬은 이런 경우 풍속을 기록하고 필요할 때 임대인과 소유자에게 알릴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한다. 또 (원격 데이터 수집·전송 기능을 수행하는) 텔레매틱스 모듈을 통해 크레인을 원격으로 끌 수도 있다.

타워크레인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 중 대표적인 게 바람이다. 정면은 물론 측면에서도 불어오는 등 바람의 영향이 크다. 립헬사 타워크레인은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태풍성의 강한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각도계산을 해서 설계했다. 참고로 뉴질랜드와 태국은 지진이 많아서 내진설계도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운용되는 타워크레인은 내부 풍속계가 없다. 운전자인 타워크레인 기사가 풍속계를 사재로 구매해 사용한다. 풍속계와 이를 확인할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립헬사 타워크레인과는 격차가 크다.

- 한국은 바람과 함께 기온 변동이 심하다. 타워크레인 안전에도 영향이 있는데.

“맞다. 바람도 많이 불지만 매우 춥거나 덥다. 여름은 덥고 습하고 겨울은 매우 춥다. 관련한 안전 우려에 대해 영하 25도까지 견디는 설계 등 기온에 적합한 활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립헬은 타워크레인 공급에 그치지 않고 실제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운용에 대한 자문도 한다. 어떤 방식으로 타워크레인을 설치해 운용할지 협의해 완성도가 높다.”

“독일, 규정 위반해 사고발생시 운영자가 입증 책임”

- 한국은 건설사의 신형 크레인에 대한 선호로 노후 크레인 관리 문제가 커졌다.

“독일은 크레인 검사기관이 정한 주기가 있다. 점검 책임은 크레인 운영자 또는 소유자다. 립헬은 2~4년 간격으로 크레인 상태를 점검해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크레인 제어 시스템을 새롭게 하는 개조 키트도 있다. 20~30년 이상 된 매우 오래된 크레인에 대한 오버홀 옵션도 제공한다.”

- 한국은 유지와 보수 이력, 그리고 설·해체 기록을 문서화하도록 하지만 실제 안전관리에 유의미한지는 의문부호다. 독일은 어떤지.

“크레인이 오래될수록 검사 주기는 짧아진다. 립헬은 각 크레인에 대한 디지털 트윈(디지털 복제)을 보유하고 있다. 조립과 분해 문서를 관리하는 건 운영자 책임이고 운영자가 규정에 따르지 않았을 때 사고가 발생하면 입증책임을 진다.”

타워크레인 설·해체 과정에서 운영자가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면 립헬의 디지털 트윈 자료와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재 기자

노동, 기후, 산업을 듣습니다. 많이 자주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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