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중동 리스크 속 국내 증시가 외국인 매도세에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이 외국인 수급을 흔들면서 지수 조정과 국채 금리 불안을 키우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달 26일 코스피 고점 이후 이달 23일까지 14% 가량 조정을 받는 동안 외국인 순매도가 약 3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21조599억원을 순매도해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3월에는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전달 기록을 경신했다. 증시의 조정을 이끄는 투자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것이다.
이달에만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2조257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26조250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거래일(4일·10일·18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 우위였다.
외국인은 오늘(25일)도 1조2896억원을 순매도했다.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취약성이 부각된 것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도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3.85% 상승했다. 지난 23일에는 장중 1510원을 넘기며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 최근 조정은 실적 훼손보다는 유가와 환율, 외국인 수급에 먼저 반응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비중도 낮아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은 1663조609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37.32%를 차지했다. 지난달 26일 38.10%였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이달 들어 37%대로 내려왔다.
주목할 만한 점은 외국인 순매도액(약 32조원) 중 83%인 27조원 가량이 반도체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유동성이 크고 지수 기여도가 높은 반도체·자동차 중심의 베타(시장 민감도) 축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을 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팔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에만 삼성전자를 10조5390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다. SK하이닉스도 3조9920억원 팔며 2번째로 많이 순매도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그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기대 속에 연초 이후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 폭이 확대됐고, 이에 따른 기존 보유 물량 정리가 전체 순매도 흐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 수급은 기존 주도주의 차익실현과 동시에 새로운 업종으로 포지션 재배치가 병행되는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iamgrace_ahn@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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