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와 베시가 공동 개발한 하이브리드 본딩 인라인 시스템 '카이넥스(Kynex)'. 왼쪽 대형 모듈이 어플라이드의 CMP와 플라즈마 처리 장비다. 오른쪽이 베시의 다이 본더다(사진: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위해 양산형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네덜란드 베시가 공동 개발한 하이브리드 본딩 인라인 장비 1기를 구매 발주했다. 가격은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라인 장비는 어플라이드의 화학기계연마(CMP)와 플라즈마 처리 장비, 베시의 하이브리드 본더 등으로 구성된다. 조만간 개발 라인에 도입된다. SK하이닉스가 양산형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차세대 이후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이 HBM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발주는 양산형이지만 개발을 위한 미래 준비용"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차세대 반도체 생산의 핵심이 될 기술이다. 가공된 웨이퍼 위로 칩 다이를 곧바로 올려 구리(Cu)끼리 맞닿게 붙이는 것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의 핵심이다. 붙이기 전에 CMP 공정을 진행해 평탄화를 해야 하고, 진공 상태에서 플라즈마를 활용해 후처리 해야 한다. 구리와 구리가 직접 맞닿게 연결하기 때문에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배선 길이는 줄어든다. 소자 성능 향상과 전력 소모량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베시는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시장에서 글로벌 최강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다이 본딩 장비 분야에서 정밀도와 생산 속도 모두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어플라이드와 베시의 협력 결과물은 이미 TSMC 양산 라인에서 가동되고 있다. TSMC는 해당 장비를 활용해 AMD의 3D V캐시 기술을 상용화했다. 3D V캐시는 프로세서 위에 고속 캐시 메모리를 수직 적층하는 방식으로 고성능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 접근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브로드컴의 커스텀 인공지능(AI) 주문형반도체(ASIC)에도 어플라이드와 베시의 하이브리드 본딩 인라인 장비가 쓰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을 HBM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건 베이스다이 웨이퍼 위에 첫 D램 코어 다이(Die)를 올리는 다이-투-웨이퍼(D2W) 접합이다. 이후 D램 다이를 한 장씩 계속 쌓는 다이-투-다이(D2D) 방식으로 이어진다. 대안도 검토되고 있다. D램 다이 두 장을 웨이퍼 상태에서 먼저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붙인 뒤 이 쌍(pair)을 다시 쌓는 방식이다. 16단을 쌓을 경우 적층 횟수를 절반인 8단으로 줄일 수 있다.
메모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 어떤 방식이 채택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여러 방면으로 시도해 본 뒤 수율을 유지하면서도 최적 성능을 내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어플라이드와 베시의 인라인 장비 외 한화세미텍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도 조만간 공장에 들여와 품질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이미 베시 장비를 개발용으로 도입했고, 최근에는 세메스 하이브리드 본더를 추가로 도입해 품질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세메스 장비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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