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하영이 불쌍하다.”
만화가 윤서인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에 휩싸인 배우 하영을 두둔했다. 그러나 응원은 역풍으로 돌아왔다. 온라인에서는 “친일 인증마크가 붙었다”, “확인 도장을 찍은 꼴”이라는 조롱이 쏟아졌다.
윤서인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하영 소속사의 해명 기사를 공유하며 “하영이 불쌍하다”고 적었다.
당시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온라인에서 제기된 친일 행적 의혹에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윤서인이 공개적으로 하영을 감싸고 나서자, 이는 의혹을 잠재우지 못했다. 오히려 과거 역사 인식 논란까지 다시 불러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서인이 묻었다”, “친일 인증마크가 붙었다”, “마패가 박혔다” 등의 냉소가 이어졌다. “도와주려다 역효과를 냈다”, “불에 기름을 부은 셈”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윤서인은 지난 2021년 깔끔한 모습의 친일파 후손 집과 초라한 독립운동가 후손 집을 비교한 이미지를 SNS에 올려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그는 “사실 알고 보면 100년 전에도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고 적었다.
이 발언이 다시 소환되면서 윤서인의 “하영이 불쌍하다”는 한마디는 옹호보다 ‘친일 확인 도장’으로 소비됐다. 하영에게 우군이 되려다 논란만 키운 모양새다.
설상가상 소속사의 첫 해명도 하루 만에 뒤집혔다.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찬일모입인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을 밝히며 사과했다.
한편 역사학자 심용환과 소재원 작가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논쟁에 가세했다.
심용환은 하영과 안상호를 향한 여론몰이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SNS에 “그냥, 방송 나왔다가 의사 집안 자랑해서 괴씸죄로 걸린거 아니에요?”라며 “아마 이 말이 진실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안상호의 행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아니다. 대정친목회 소속과 총독부 정책에 순응하며 개인적 성공을 누린 정황은 인정했다.
심용환은 “그가 당시 엘리트였고, 대정친목회 등 친일파들이 많이 참여했던 단체에 소속된 것, 그리고 일본이 시정 홍보를 할 때 그의 집안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만년의 그가 존경받을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맞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친일 부역 행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특정 단체에 들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라고 경계했다.
하영에게는 가족사의 밝은 면만 자랑하고 불편한 진실을 살피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봤다.
반면 소재원은 하영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소재원은 “살다 살다 친일파 조상 자랑질까지 보게 되다니”라며 “만약 역사가 친일을 처단했다면 후손이 저런 이야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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