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 미팅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를 투입해 인수한 하만이 10년 사이에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이루며 삼성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사업이라는 이유로 하만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삼성의 제조 DNA와 하만의 기술력이 결합해 이제는 명실상부한 삼성전자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영업이익 1조 시대' 안착
/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삼성 하만은 지난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15조7833억원, 영업이익은 1조531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이 9.7%에 달해 1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만의 성장세는 수치로 증명된다. 삼성에 인수된 직후인 2017년 당시 매출은 7조1034억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 처음으로 10조원(10조800억원) 벽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인수 당시보다 2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이익 또한 2017년 574억원에서 2023년 처음으로 1조원 시대를 연 이후 지난해에는 1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초격차'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성과는 삼성전자의 IT·반도체 기술과 하만의 전장 노하우가 결합한 시너지 결과물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와 카오디오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이 견고한 가운데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주가 이어진 것이 실적 견인의 핵심 동력이 됐다.
'미래 80년' 향한 거침없는 투자… 獨 ZF ADAS 사업부 인수
삼성 하만 전장 솔루션/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하만은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향후 80년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모기업인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굵직한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또 한번의 성장에 힘을 실었다.
가장 주목받는 행보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독일 전장 기업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 인수다. 인수 금액만 15억유로(약 2조6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딜이다. ZF의 ADAS 사업부는 자율주행용 스마트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하만의 자율주행 통합 운용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본다. ZF가 20년 넘게 축적해온 방대한 자율주행 데이터와 삼성의 반도체·소프트웨어 기술력이 결합할 경우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헝가리에 약 2300억원(1억3118만유로)을 투입해 자율주행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하고 하만의 전장 생산기지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현지 맞춤형 솔루션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는 차원이다.
전장 넘어 오디오 시장도 '초격차'… 마시모 인수로 브랜드 강화
삼성 하만 JBL 무선 헤드폰 Tour ONE M3 SMART Tx/사진제공=삼성전자
하만의 뿌리인 오디오 분야에서도 압도적 위상을 지키기 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하만은 지난해 5월, 미국 마시모(Masimo)사의 오디오 사업부를 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하만은 B&W(Bowers & Wilkins) 스피커 부문을 비롯해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 오디오(Polk Audio) 등 글로벌 프리미엄 오디오 및 카오디오 브랜드를 품에 안게 되었다. 기존의 하만카돈, JBL, 뱅앤올룹슨(B&O) 등에 더해 전 세계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셈이다.
이 같은 하만의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브랜드를 늘리는 것을 넘어 프리미엄 오디오 기술을 전장 사업과 결합해 자동차 내부를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만드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이재용의 '뉴 삼성'… 하만, 전장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
하만의 성공은 이재용 회장이 강조해 온 '기술 중시'와 '선제적 M&A' 경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반도체, 모바일, 가전에 이어 전장을 삼성의 4대 성장 축으로 완전히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향후 하만은 단순한 부품 공급사를 넘어 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전장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1조5000억 원의 영업이익은 그 시작일 뿐이라는 얘기다. 삼성의 자본력과 하만의 시장 지배력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전 세계 자동차 및 IT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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