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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나금융 청라시대 개막/上] 글로벌 전진기지 구축 '20년 대장정'

서울 중구·여의도·강남 등에 흩어진 지주와 계열사의 경영·전략·정보기술(IT) 등 기능을 한데 모아... 지난 2017년 통합데이터센터를 분당에서 청라로 이전하고 IT 계열사 하나금융티아이를 함께 배치하며 디지털 기반을...

[하나금융 청라시대 개막/上] 글로벌 전진기지 구축 '20년 대장정'

하나금융그룹이 20여년 대장정의 마침표인 '청라 하나드림타워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2007년 김승유 초대 회장 시절 시작된 '한국판 산탄데르 시티'의 밑그림은 김정태 전 회장을 거쳐 함영주 회장 체제에서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룹 본사 및 핵심 금융 계열사 소재지 이전을 통해 인천 청라에 새로운 금융 거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닌 그룹의 디지털 혁신과 '화학적 결합'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과제도 남아있다. 본지는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 배경과 기대효과 및 과제를 상·하편으로 나눠 진단한다. /편집자 주

하나금융그룹 청라 헤드쿼터 조감도. (사진=하나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오는 9월 서울 '을지로 시대'를 뒤로하고 '청라 시대'를 맞이한다.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은 단순한 사옥 이전을 넘어, 지난 20년 간 추진해 온 '메가 프로젝트'의 마침표이자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다.

특히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 서울을 벗어나 본사를 옮기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3대 회장 거친 20년 '대장정'···1~3단계 프로젝트 완성 '눈앞'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월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오는 9월 30일 그룹 본사 소재지를 기존 서울에서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옮기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하나금융은 지난 2005년 지주사 출범 이후 약 20년간 유지해 온 을지로 시대를 정리하고 청라 시대 막을 올리게 된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그룹 주요 계열사와 시설을 청라에 모으는 '하나드림타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청라 이전의 밑그림은 지난 2007년 김승유 초대 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회장은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의 '캠퍼스형 본사'를 벤치마킹해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은 마드리드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던 23개의 사옥을 모두 매각한 뒤 마드리드 외곽 보아디야 델 몬테에 본사 기능을 집결시켜 거대 금융 복합 단지 '산탄데르 그룹 시티'를 구축했다.

하나드림타운의 핵심은 '비효율 타파'와 '디지털 혁신'이다. 서울 중구·여의도·강남 등에 흩어진 지주와 계열사의 경영·전략·정보기술(IT) 등 기능을 한데 모아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012년 인천시와 MOU를 체결하며 기틀을 잡은 이 사업은 후임 김정태 전 회장 체제에서 본격화됐다.

김정태 전 회장은 1단계 통합데이터센터와 2단계 하나글로벌캠퍼스(인재개발원)를 차례로 완공하며 인프라 구축의 초석을 다졌다. 지난 2017년 통합데이터센터를 분당에서 청라로 이전하고 IT 계열사 하나금융티아이를 함께 배치하며 디지털 기반을 이동시켰다. 통합데이터센터에는 이미 1800여명이 입주를 완료한 상태다. 2019년에는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준공해 그룹 내외 임직원 교육과 연수를 담당하는 인재개발 거점을 마련했다.

이후 바통을 넘겨받은 함영주 회장이 3단계 그룹 헤드쿼터(HQ) 준공과 본점 소재지 이전을 확정 지으며 20년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함 회장은 청라에 그룹 핵심 기능을 집적화하고 생산적 금융·포용금융·AI 디지털 전략 등 3대 축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플랫폼형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함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 서한에서 "청라 신사옥으로의 이전은 공간의 변화를 넘어 하나금융그룹의 역량을 재정비하고 낡은 관행을 탈피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업무 환경과 혁신된 기업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터전에서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하나드림타운 전경.(사진 = 인천자유경제구역청)

◇ 분산된 기능의 '집적'··· 왜 청라인가?

2022년 2월 착공한 청라 하나드림타운 내 헤드쿼터(HQ)는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2만8000㎡ 규모로, 현재 92%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며 다음 달 하순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막바지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3개월 정도 하자 보수를 거친 뒤 9월부터 연말까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등 10개 관계사 임직원 2800명이 순차적으로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와 글로벌캠퍼스를 포함할 경우 전체 집적 인력은 5000~60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통합데이터센터와 전략 부서가 물리적으로 결합하며 '디지털 시너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확산과 머니무브 가속화 등 복합적 환경 변화는 기존 산업혁명과 차원이 다른 충격"이라며 "단순한 점진적 개선이 아닌 사업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이 청라행을 택한 배경에는 '국제적 역량을 갖춘 금융복합도시 현실화'라는 김 초대 회장의 오랜 꿈이 담겨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은 해외 투자자 유치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평가다. 이미 20여개국에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하나금융이 청라 HQ를 단순히 국내 본사가 아닌 글로벌 전진기지로 활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당초 하나금융타운은 고양 일산과 부산 등 복수 후보지를 두고 장기간 입지 검토가 진행됐다. 김 전 회장은 2009년 고양시 등과 민관협약을 맺었지만 이후 사업 백지화 등 위기를 겪기도 했다.

표류하던 프로젝트는 2012년 인천시와 하나금융 간 금융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로 탄력을 받게 됐다. 이듬해 실질적인 사업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하나드림타운 사업 추진 협약'과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본격화했다.

당시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그렸던 청라지구의 '동북아 국제금융업무 허브' 조성 청사진과 맞물려 속도가 붙었다. 송 시장은 외국인 투자 유치(FDI)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집적시켜 인천을 서울(여의도)과 차별화된 새로운 금융 축으로 발전시키고 국제적인 금융 및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인천시는 공항 접근성과 경제자유구역 인프라를 앞세워 적극적인 유치에 나섰고, 하나금융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인재 확보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하나금융그룹 HQ 이전을 계기로 청라국제도시를 글로벌 디지털 금융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을 중심으로 첨단 핀테크와 블록체인 기술이 융복합된 은행·보험·투자 등 새로운 금융산업을 만들고, 국내외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관련 국내외 금융기업을 한데 모아 글로벌 디지털 금융 중심지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하나드림타운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천 금융산업의 도약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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