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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피부 마사지·일기 쓰기…잠들기 전 ‘침대 위 자기관리’의 함정

4월20일(현지시각) 미국의 테크 전문 매체 ‘톰스가이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 정신·수면의학 센터 전문의 알렉스 디미트리우 박사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수면...

피부 마사지·일기 쓰기…잠들기 전 ‘침대 위 자기관리’의 함정

침대에서 영상시청·독서·일기 등 활동

‘베드타임 스태킹’ 해외 SNS서 유행

노트북 블루라이트, 수면 유도 억제

스트레스 상승으로 새벽에 깨기 쉬워

클립아트코리아

저녁 8시께 침대에 노트북, 간식, 피부관리 용품, 일기장을 쌓아놓는다. 잠들기 전 피부관리를 하고, 노트북에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간식을 먹으며 유튜브를 보고, 일기를 쓰다가 잠에 든다.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고 있는 ‘베드타임 스태킹(bedtime stacking)’의 한 장면이다.

잠들 시간을 앞두고 잡다한 일을 처리하는 이 콘텐츠가 해외 SNS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은 ‘생산성 있는 자기관리’라며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계와 수면 전문가들은 “수면에 나쁜 습관”이라고 입을 모은다.

침대에서 이것저것 한번에…멋진 내 모습?

베드타임 스태킹 콘텐츠. 틱톡 캡처

영국 매체 ‘가디언’의 4월20일(현지시각) 기사에 따르면, 베드타임 스태킹은 올해 1월 틱톡 크리에이터로부터 시작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침대에 누운 후 책 읽기, 일기 쓰기, 피부관리, 태블릿 시청 등을 하다 졸음이 오면 자는 내용의 콘텐츠였다.

이 콘텐츠에 참여하는 이들은 베드타임 스태킹이 ‘침대 뒹굴기(bed rotting)’와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뒹굴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인 반면, 베드타임 스태킹은 침대 위에서 자기관리를 하는 게 특징이라는 것이다. 이 트렌드는 특히 10대와 20대 등 Z세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자기 전 유튜브 보기, 실은 누구나 하던 일

다만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잠들기 전 침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수면전문기업 ‘드림스(Dreams)’가 조사기관 원폴에 의뢰해 올해 1월 영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침 전 침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로 자는 사람은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의 취침 전에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구체적인 활동(복수 응답)으로는 ▲책 또는 잡지 읽기(35%) ▲TV 시청(35%) ▲SNS 탐색(29%) ▲틱톡 또는 유튜브 시청(24%)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18~24세 응답자의 ‘틱톡 또는 유튜브 콘텐츠 시청’(51%)은 전체 평균(24%)의 2배를 넘었으며, 취침 전 침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단 1.4%에 불과했다. 다만 베드타임 스태킹은 이러한 활동을 한꺼번에 몰아 ‘자기 관리’처럼 보이는 데 중점을 둔다.

잠들기 전 각성 활동, 불면증 유발해

하지만 의학계와 수면 전문가들은 이런 유행이 “잘못된 습관”이라고 입을 모은다.

4월20일(현지시각) 미국의 테크 전문 매체 ‘톰스가이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 정신·수면의학 센터 전문의 알렉스 디미트리우 박사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한다”며 “결과적으로 자려고 누워도 뇌는 각성 상태를 유지하며, 실제 취침 시간은 자정을 훨씬 넘기기 쉽다”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대로 수면을 취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영국 침대 기업 매트리스온라인의 수면과학 책임자 한나 쇼어는 “우리 몸은 활동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높인다”며 “원래 몸은 자연적으로 새벽 3~4시쯤 코르티솔을 증가시켜 아침께 깨어나도록 유도하는데, 코르티솔 수치가 이미 높아져 있다면 더 이르게 깨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자기 전에 다채로운 활동을 하다가 피곤해 잠들었다 해도 새벽에 깰 수 있다는 것이다.

‘휴식 중 자기관리 하는 나’, 언제 쉬나?

클립아트코리아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참여자의 심리적 모순이다. 행동수면의학 전문의 다니엘라 마르케티 박사는 “이러한 현상은 ‘휴식하면서도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의 신경계는 각성과 휴식 두 상태를 동시에 유지할 수 없으며,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몸과 정신 모두 피로해진다”고 덧붙였다.

다만 침대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나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수면에 영향을 덜 미치면서도 침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뇌가 쉴 수 있는 활동=

침대에선 반드시 노트북·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멀리해야 한다. 대신 책 읽기, 일기 쓰기, 가벼운 스트레칭, 반려동물과 놀아주기 등의 활동은 신경계에 안정을 준다.

▲잠들어야 할 시간 맞추기=

잠자기 전 타이머 등을 활용해 활동시간을 40분으로 맞춘다. 알람이 울리면 즉시 모든 활동을 멈추고 조명을 끈 후 수면에 집중한다.

▲매일 하지 말고 가끔 하기=

앞서 말한 안정을 주는

활동도 매일 저녁 반복하면 뇌에서 침대를 ‘일하는 곳’으로 여기기 쉽다. 휴일을 앞둔 금요일 밤처럼 주 1~2회 정도만 특별한 휴식 시간으로 즐기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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