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후 첫 선거…‘개헌 요건’ 3분의 2 이상 의석 확보할 듯
반전 세력은 배제, 참전 군인 200명 출마…“전쟁 정당성 과시”
우크라, 총선 마지막 날 드론 공습…점령지 선거엔 “불법” 반발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처음 실시된 총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반전 정당이 사실상 배제되는 등 강력한 통제 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다수 의석을 유지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권력 기반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8~20일 진행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총선 투표 결과 71% 이상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통합러시아당이 57.5%를 득표했다. 러시아연방공산당은 약 14%, 러시아자유민주당(LDPR)은 약 8.7%로 뒤를 이었다. 잠정 투표율은 56.66%로, 2021년 총선의 51.72%, 2016년의 47.88%보다 높았다.
통합러시아당은 다수 지역에서 우위를 보여 이번에도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통합러시아당은 2021년 총선에서 324석을 차지했다. 국가두마 의석 450석 가운데 절반인 225석은 정당명부 비례대표, 나머지 225석은 소선거구제로 선출한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대표는 “러시아인들이 통합러시아당에 대한 신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치러진 첫 국가두마 선거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전쟁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로 규정해왔으며, 선거 결과를 우크라이나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는 데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근거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번 선거로 크렘린궁이 전쟁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과시하고 자국 행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는 우크라이나전 참전군인 약 200명도 여러 정당의 후보로 출마했다. 참전군인들을 새로운 엘리트의 일원이라고 불러온 푸틴 대통령이 이들의 선거 승리를 전장에서의 활약이 정치 경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례로 내세울 것이며, 이는 더 많은 사람이 참전하도록 유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전쟁에 반대하는 정치세력의 선거 참여는 크게 제한됐다. 공식적으로 반전 입장을 밝혀온 야블로코당은 지난달 러시아 대법원의 연방 정당명부 등록 취소 결정으로 인해 비례대표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 야블로코당과 공산당 참관인들은 일부 투표소에서 출입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가 점령한 뒤 자국 영토로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지역에서도 처음으로 국가두마 선거가 실시됐다. 러시아는 이들 4개 지역 전체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이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는 못한 상태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은 점령지역에서 실시된 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총선 마지막 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를 겨냥해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가 선거 방해 목적으로 1600대 이상의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를 공격했다. 1110대의 드론이 러시아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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