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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표절 논란 끝 사망…케임브리지대 최연소 흑인 교수 “개인적 대가, 너무 컸다”

표절 의혹에 시달리다 사임한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최연소 흑인 석좌교수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인종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12년 7월23일 영국 런던에서 런던올림픽의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제이슨 아데이가 활짝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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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의혹에 시달리다 사임한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최연소 흑인 석좌교수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인종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케임브리지대의 최연소 상임 석좌교수로 임명됐던 제이슨 아데이(41)가 지난 14일 런던 남부의 주거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앤디 버넘 총리가 “여러 차원에서 비극”이라며 “반성의 시간”을 촉구하는 등 각계에서 반성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데이는 자폐와 난독증을 극복하고 케임브리지의 가장 영예로운 교수직에 임명된 인물로 알려졌으나, 논문 표절 및 성공 스토리를 둘러싼 의혹으로 지난 몇 주간 언론의 집중 검증을 받다가 지난주 교수직에서 사임했다. 그의 자살은 다양성(DEI) 정책을 의식한 대학의 채용과 선전, 그 허점을 파고든 인종주의 세력의 공격 등 여러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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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이는 2023년 37살 나이로 케임브리지대 교육사회학 상임 석좌교수로 임명됐다가 지난주에 사임했다. 채용 당시 그는 11살이 될 때까지 말을 하지 못했고 18살이 되어서야 글을 읽었지만,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학계 무대에서 기조연설을 한 인물로 조명받았다. 또 35일 동안 30번의 마라톤을 완주하고, 6일 동안 600마일(약 965km) 달리기를 통해 모은 550만파운드(약 740만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알려지는 등 놀라운 성공 스토리로 포장됐다. 하지만, 그는 케임브리지에서 가장 영예로운 교수직에 임명되기에는 경력이나 학술적 성과가 부족하고, 개인 성공 스토리도 믿을 수 없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살이 될 때까지 언어 사용을 하지 못한 청소년이 고등 학위를 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학계의 지적이 나왔고, 그가 어릴 때 짓궂은 말장난을 했다는 주변의 증언도 있었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 등 학술 성과에 대한 표절 등 의혹도 제기됐으나, 학교 쪽은 방어에 급급하며 이를 일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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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종주의 학자인 네이선 코프나스 전 전 케임브리지대 철학 연구원이 그의 표절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코프나스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광범위한 반발 시위에 직면한 뒤 대학을 떠난 인물이다. 코프나스는 능력주의 사회라면 흑인들이 “스포츠와 연예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목받는 위치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 인종 실재론자이다. 언론들은 아데이의 2015년 박사 학위 논문 중 100개 이상의 구절이 다른 연구자가 작성한 이전 논문과 “동일하거나 거의 동일하다”고 전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후 언론은 그가 35일 동안 마라톤을 30번 완주했다는 등 그의 과거에 대한 주장들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아데이는 이후 자신이 했던 주장들을 수정했다. 아데이는 초기 학술 연구에서의 일부 오류가 자신의 자폐증 때문에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모방’ 기법에 의존했고, 다른 학자들의 연구도 유사한 수준으로 검증한다면 비슷한 오류가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6일 만에 600마일(약 965km)을 달렸거나, 자선단체에 550만파운드(약 95억원)를 기부했는지를 둘러싼 의문에 대해서는 달리기가 휴식일을 포함해 12일에 걸쳐 이뤄졌고, 모금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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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론은 이미 적대적으로 돌아섰다. 수십명의 케임브리지대 교수들이 아데이의 채용 경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했고, 대학 쪽은 입장을 바꿔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애초 케임브리지대는 그의 박사 학위를 수여한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에서 표절 의혹을 이미 조사했다며 그를 옹호했었다.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는 그가 논문을 표절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2020년 9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제이슨 아데이 전 케임브리지대 교수. 로이터 연합뉴스

결국 아데이는 지난 5일 사임했고, 14일에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임 성명에서 자신을 향한 검증의 “개인적 대가”가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비판은 학문적 삶의 불가피한 일부이지만, 제가 경험한 것은 학술적 견해 차이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며 “끊임없는 비난과 추측, 대중적 비평은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사임이 “나를 둘러싼 주장을 인정하는 것으로 오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죽음 뒤 가족들은 성명에서 “허위 정보 선동 캠페인이 그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찼다”고 말했다.

아데이의 죽음은 마녀사냥과 인종차별의 산물이라는 주장과 함께 케임브리지대가 그를 그토록 주목받는 위치에 임용하게 된 다양성 정책 등에 대한 논란 등 복잡한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

영국 전국교육노조(NEU)의 다니엘 케베데 사무총장은 아데이 교수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인종차별적 비난의 폭주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증과 한 개인을 우파가 생각하는 다양성 정책의 모든 문제점 상징으로 만드는 지속적인 대중 캠페인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흑인과 비주류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눈에 띄는 공적 위치에 오르면 표적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도 아데이가 “같은 위치에 있는 다른 사람이라면 겪지 않았을 악의적인 대중적 망신주기의 피해자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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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흑인이자 전 보수당 내각의 내무장관인 제임스 클레버리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학술 기관들이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할 중대한 질문에 직면했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자랑할 ‘흑인 신동’을 내세우기 위해 그를 명백히 자격 미달인 위치에 앉혔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를 조명 속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17일 저녁 인종차별 반대 단체인 ‘인종주의에 맞서라’ 주최로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그의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린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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