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된 메타렌즈 실물(왼쪽)과 메타표면의 나노 구조가 렌즈의 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배열되어 있는 모습 (사진제공=과기정통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노준석 포항공대(POSTECH) 교수팀과 삼성전자 삼성리서치가 스마트폰 화면에 붙이기만 하면 안경 없이도 2D와 3D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메타렌즈 기반 디스플레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존재했지만 상용화에는 넘기 어려운 벽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야각이 15도 내외에 불과해 정면에 앉은 한 사람만 3D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기기 자체가 3D 전용으로 설계되는 탓에 일반 2D 화면을 볼 때 화질이 현저히 저하되는 고질적 단점도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의 핵심은 두께 1.2㎜에 불과한 초박형 '메타렌즈'다. 메타렌즈는 나노미터 크기의 인공 나노 구조체를 기판 위에 촘촘히 배열해 빛의 위상·진폭·편광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평면 광학 소자다. 기존 유리·플라스틱 렌즈가 곡면에서 빛을 굴절시켜 초점을 맞추는 방식과 달리, 메타렌즈는 평평한 표면에 새겨진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기둥 구조를 통해 빛이 회절하는 성질을 활용한다.
연구팀은 전압에 따라 렌즈 특성이 달라지도록 설계했다. 일반 렌즈는 한 번 제작되면 특성을 바꿀 수 없지만, 이 메타렌즈는 전압 인가 여부에 따라 작동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전압이 없는 상태에서는 오목렌즈로 작동해 고해상도 2D 화면을 왜곡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전압이 공급되는 순간 볼록렌즈로 전환되며 기존 기술보다 시야각이 6배 이상 넓은 100도의 '초광시야각'으로 입체 영상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여러 명이 다양한 위치에서 동시에 몰입감 있는 3D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스티커처럼 기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에 부착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기기와의 호환성도 뛰어나다. 별도의 전용 단말기 없이도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노준석 교수는 '투명망토'로 대표되는 첨단 메타물질 나노공정과 생산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과학자로 평가받는다. 메타물질 및 마이크로·나노 가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로 꼽히며, 현재까지 200여편의 논문을 출판했다.
2018년 메타물질 제작 연구 결과를, 2021년엔 나노 프린팅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에 발표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20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마이크로-나노 공정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마이크로시스템앤나노엔지니어링(MINE)'이 수여하는 '젊은 과학자상'을 받았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이딜의 과학기술인상'도 수상했다.
삼성전자와의 인연도 깊다. 삼성리서치와의 산학협력으로 XR 디바이스 두께와 스마트폰 카툭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초소형 안구 카메라용 메타렌즈 연구를 진행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한 바 있다. 노 교수는 지난주 성균관대 조규진·김인기 교수와 공동으로 '메타렌즈 대량 생산 공정 기술'을 네이처에 발표한 데 이어, 이번 2D·3D 전환 기술로 2주 연속 네이처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에 23일 온라인으로 실렸다. 노준석 교수는 "메타렌즈라는 초박형 나노광학 소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플랫폼으로서 실용적인 가능성을 지님을 실증한 성과"라며 "스마트폰부터 산업용 광고판까지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지닌 디스플레이 원천 기술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준석(왼쪽) 교수, 김주훈 박사후 연구원 (사진제공=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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