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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커스] 네이버·두나무가 멈춰선 이유…'규제 리스크'에 막힌 빅딜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이 대표적이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양사의 결합은 일정이 잇따라 미뤄지며... 이번 합병안은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로, 송 회장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을...

[포커스] 네이버·두나무가 멈춰선 이유…'규제 리스크'에 막힌 빅딜

"20%냐 34%냐"…지배구조 흔드는 ‘핵심 쟁점’

거래소 잇따른 지분 재편… ‘오너 리스크’ 줄이기

공시·중복상장 규제까지 겹쳐…IPO 경로 안갯속

지난해 11월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3사 경영진들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좌측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 [사진=두나무]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지연되는 사이, 플랫폼과 가상자산을 결합한 대형 딜도 속도를 늦추고 있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이 대표적이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양사의 결합은 일정이 잇따라 미뤄지며 불확실성이 커졌고, 관련 법제와 규제 방향에 따라 거래 성사 여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디지털자산기본법 지연… 합병 전제부터 흔들

합병 지연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일정이 꼽힌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의 발행과 유통, 공시와 상장 등 전 과정을 포괄하는 일종의 기본 법체계로, 시장에서는 ‘디지털자산의 틀’을 정하는 제도로 받아들여진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세부 규정에서는 이견이 뚜렷하다.

특히 논쟁의 중심에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있다. 대주주 지분을 20% 또는 일정 조건 하에 34%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두나무는 창업자인 송치형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비중이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합병 이후 지배구조 재편과 맞물리며 규제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합병안은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로, 송 회장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을 네이버파이낸셜로 넘기고 대신 합병 법인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다만 의결권 위임 구조까지 고려하면 향후 경영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단순한 지분 이동을 넘어 지배력 구조 자체가 바뀌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지분 규제를 두고 “이미 성장한 민간 기업의 지분을 사후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위헌 가능성과 산업 위축을 동시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제로 국내 주요 거래소 전반에서 대주주 지분 규제에 대한 반대 입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분 규제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권에서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위원인 박민규 의원은 지난달 18일 국회 토론회에서 “지분 제한 규제에 매우 명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반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가상자산거래소가 제도권에 편입될 경우 공공 인프라로 기능하게 되는 만큼 보다 높은 수준의 지배구조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수 이용자가 직접 거래하는 구조인 만큼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필요성과 산업 위축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정책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업 입장에서도 중장기 전략을 확정하기 어렵다. 합병 일정이 미뤄진 배경에도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두나무 합병 [사진=연합뉴스]

■ 거래소 지형 변화…오너 중심 구조 해체 조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가 본격화되자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두나무(업비트)를 비롯해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주요 사업자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거래소를 공적 인프라로 보고 지배구조를 정비하겠다는 정책 취지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성장한 민간 기업에 대해 사후적으로 지분 매각을 강제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위헌 논란과 산업 위축 가능성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특히 창업자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지배구조를 단기간 내 재편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합병을 추진 중인 두나무의 경우 지분 구조 변화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송치형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 교환이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오는 9월 말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 25.5% 전량을 네이버파이낸셜에 넘기게 된다. 대신 그는 두나무의 모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약 19.5%를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구조다.

다만 의결권을 네이버 측에 위임하는 조건이 포함된 만큼, 형식상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향후 두나무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순한 지분 이동을 넘어 실질적인 경영권 구조가 플랫폼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셈이다.

지분 규제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거래소 업계 전반에서 오너 중심 구조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코인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의 지분 투자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명훈 대표 역시 일부 지분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코빗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분 약 92%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 거래 마무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빗썸은 직접적인 매각 대신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은 신설 법인 ‘빗썸에이’의 대표를 맡아 거래소 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빗썸 자산의 절반가량을 이관받은 해당 법인은 투자와 부동산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거래소 본업과 리스크를 분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비트 전경. [사진출처=연합뉴스]

■ IPO 변수까지…겹겹이 쌓인 불확실성

합병 이후 기업공개(IPO) 계획 역시 변수에 둘러싸여 있다. 두나무는 합병이 마무리되는 즉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중복상장에 대해 ‘원칙 금지, 예외 허용’ 기조를 명확히 하면서 상장 경로에도 제약이 생겼다.

여기에 감독당국의 공시 심사도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두나무가 제출한 주식교환 관련 보고서에 대해 정정명령을 내리며 일부 중요 사항의 누락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절차 문제가 아니라 거래 구조의 투명성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일부 불확실성은 완화되는 조짐도 있다. 두나무는 지난해 2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받은 영업정지 처분을 둘러싼 소송에서 승소하며 규제 리스크 일부를 덜어냈다. 법원이 명확한 기준 부재를 지적하며 처분을 취소한 만큼, 사업 연속성과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부담이 일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병 절차 자체도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특정금융정보법상 신고 절차 등 복수의 인허가가 남아 있다. 각각의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양사는 주주총회와 거래 종결 일정을 각각 세 달가량 미루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법안 일정과 인허가 절차를 고려한 조정이지만, 시장에서는 “규제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함께 제기된다.

양사의 결합은 지분 규제와 인허가, 상장 정책까지 여러 변수들이 동시에 얽힌 만큼, 합병의 성패와 시점은 정책 결정 과정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경제 안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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