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항우연 입사…나로호·누리호 개발 현장 22년
5차 발사에 위성 15기 탑재…한국인 우주인 발사 꿈 키워
▲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이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5차 발사 상세 결과 언론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여는 도전의 중심에 포스텍 출신 과학자가 있다. 나로호와 누리호 개발에 참여하고, 발사 책임자로 누리호 4·5차 발사를 잇달아 성공으로 이끈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이다.
2005년 항우연에 입사한 박 단장은 올해로 입사 22년째를 맞았다. 연구원으로 발사체 개발에 참여해 온 그는 2023년 10월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에 취임했다. 햇수로 단장 4년째인 올해, 지난해에 이어 연구진·기업 관계자들과 누리호 발사 성공을 함께했다.
누리호는 7일 낮 12시 25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해 다섯 번째 발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에는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비롯해 모두 15기의 위성을 싣고 우주로 향했다. 누리호는 2022년 2차 발사부터 네 차례 연속 성공 기록을 이어갔다.
박 단장은 포스텍 기계공학과 학부 92학번, 석사과정 96학번 동문이다. 포항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던 학생은 발사체 개발 현장을 거쳐 누리호 발사 준비와 임무 수행을 총괄하는 연구자로 성장했다.
처음부터 로켓 연구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포스텍이 올해 5월 공개한 동문 인터뷰에서 그는 대학원 시절 읽은 논문 한 편이 항공우주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고 밝혔다.
피로파괴 역학을 공부하던 중 인공위성의 온도 차이가 피로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접했다. 자신이 배우던 학문이 위성에 쓰일 수 있다는 발견이었다. 이후 현대우주항공에 입사해 KSR-Ⅲ 프로젝트의 엔진 시험설비 설계를 맡으면서 발사체 업무를 시작했다.
그의 연구 이력에는 실패를 겪으며 배운 시간도 있다. 같은 인터뷰에서 박 단장은 나로호 1차 발사 당시 페어링 한쪽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던 일을 떠올렸다. 원인을 조사하고 실험을 수행하는 과정은 힘겨웠지만, 내부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외부에서는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발사 책임자가 된 뒤에는 기술적 문제 해결과 함께 연구기관과 기업의 입장을 조율하는 일도 맡았다. 그는 누리호 4차 발사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업무로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 기술이전 협상을 꼽았다. 계약에 이르기까지 1년 6개월 넘게 논의하며 서로 다른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발사체 현장을 지킨 그의 이름이 대중에게 알려진 데는 뜻밖의 일화도 있다. 지난해 11월 27일 누리호 4차 발사 당시 박 단장은 발사지휘센터에서 ‘POSTECH’이라는 모교 이름이 새겨진 남색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성공의 순간을 담은 방송 화면에 후드티가 등장하면서 학교 기념품에도 관심이 쏠렸다. 포스텍 기념품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이 품절됐고, 경북일보도 당시 이 소식을 전했다.
박 단장은 포스텍 후배들에게 공학 연구에서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연구는 많은 사람과 함께 이뤄지는 만큼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바람은 누리호의 반복 발사 성공 너머에도 있다. 포스텍 인터뷰에서 밝힌 장기적인 목표는 우리 발사체에 한국인 우주인을 태워 보내는 일이다. 그는 그 과정에 일조하고, 발사되는 광경을 직접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