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수 지난해 36년만에 감소…출점 성장 둔화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특화 매장' 강화 속도
디저트·스포츠·문화·건강 등 트렌드 기반 점포 개발
CU 성수 디저트파크점에서 방문객들이 과일스무디, 즉석토스트 등 디저트 상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포인트데일리 함영원 기자] 편의점업계가 지난해 36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수가 줄어들고 대표 편의점4사의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0.1%에 그치는 등 다소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올해는 단순히 점포 수 확장 대신 '특화매장'에 집중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점포 수는 5만3266개로 전년(5만4852개) 대비 1586개 감소했다.
연간 기준 편의점 점포 수가 줄어든 것은 국내 편의점 산업이 도입된 1988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2022년 처음으로 5만개를 넘어섰으며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5만4852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점포 정리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점포수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로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포화 상태다. 우리보다 인구수가 두 배 이상인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본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편의점 점포 수는 약 5만6054개로 집계됐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출점을 통한 성장은 당분간 둔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올해 편의점업계도 단순한 외형 확장 대신 '특화 매장'을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CU가 지난달 서울 성수동에 디저트 상품을 강화한 콘셉트 매장인 'CU 성수 디저트파크'를 선보였다. 사진은 CU 성수 디저트파크 외관 전경.
◇ CU·이마트24, 디저트 수요 공략…'핫플레이스' 성수에서 대결
CU는 지난달 서울 성수동에 디저트 상품을 강화한 콘셉트 매장인 'CU 성수 디저트파크'를 선보였다. 디저트파크는 편의점을 디저트 중심 공간으로 확장한 것으로, 일반 점포 대비 디저트 상품 구성을 30% 늘리고 체험 요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점포의 핵심 체험 요소는 '나만의 디저트 만들기'다. 점포 내에 즉석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DIY 존을 만들고 휘핑크림 기기와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를 구비했다. 이를 통해 빵이나 과일, 음료를 구입한 후 나만의 디저트를 만드는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마트24는 지난 13일 '디저트랩 서울숲점'을 열고 디저트 특화 매장 진출에 나섰다. 점포에는 '스위트셀렉션' 매대를 만들고 서울대 밥스누 크림빵 시리즈, 빵튜버 '뽀니'와 협업한 찰떡크림빵 시리즈, 두바이초콜릿 관련 PB 디저트 등 인기 디저트 상품들을 배치했다. 디저트랩 서울숲점에만 판매하는 치플레의 수플레 치즈케이크 스페셜세트도 준비했다.
이와 함께 디저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논알콜 와인 매대를 마련했다. 알코올 0.1% 미만의 논알콜 와인을 케이크나 베이커리와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화이트, 로제 와인으로 구성했다. 브런치 카페처럼 꾸민 취식 공간도 조성했다.
◇ 떠오르는 키워드 '스포츠 '…러너 위한 CU, 스포츠팬 위한 GS25
CU는 러닝 인구 증가 흐름에 맞춰 러너 플랫폼 특화 매장인 '러닝 스테이션' 시그니처 점포 개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업계 최초 '러닝 스테이션' 콘셉트 시그니처 편의점(CU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의 문을 열었다.
CU 러닝 스테이션은 편의시설, 전문용품, 휴식과 체험, 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한 복합 플랫폼형 편의점으로, 무인 물품 보관함과 러닝 상품 전시를 비롯해 탈의실, 휴식존, 파우더 룸 등이 마련됐다. 피니시 라인 콘셉트와 포토존을 구성해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샷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등 방문객 경험 효과도 강화했다.
CU 관계자는 "향후 마곡·망원·여의도·반포·잠실·뚝섬 등 한강공원 인근 18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러닝 스테이션 형태로 확대해 '한강 벨트 러닝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GS25는 LG트윈스, 한화이글스 등 프로야구단과 FC서울 등 프로축구팀의 스포츠 구단들과 손잡고 스포츠 중심의 특화 매장을 선보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해당 점포들은 선수단 락커룸을 연상하게 하는 전용 공간과 공 모양 디자인의 의자, 포토존 등 스포츠팬들의 체험을 고려한 요소들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팬덤 중심 체험형 매장을 통해 브랜드 접점을 넓히고 O4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고객 전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한양대프라자점에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상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 '트렌디' 담았다…이마트24·세븐일레븐, K컬처 정조준
이마트24는 지난해 11월 서울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스토어 '트렌드랩 성수점'을 개관했다. 해당 점포는 문화·패션 중심지로 떠오른 성수동에서 1030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곳으로, 컨텐츠 IP(지적재산권) 한정 굿즈를 비롯해 뷰티, 의류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다.
또 명동에는 K컬처 체험 중심의 'K푸드랩 명동점'을 선보였다. 오는 18일 정식 오픈 예정이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라면 상품군을 중심으로 K콘텐츠 경험 요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외국인 이용객 전용 선물세트 마련은 물론 외국어 안내 사인과 택스프리 키오스크, 무인 환전 서비스 등 쇼핑 편의 시설도 확대했다.
세븐일레븐은 신형 점포 모델 '뉴웨이브'를 확대하며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공략해 가성비 패션·뷰티 상품을 결합하거나 즉석식품을 한데 모은 푸드스테이션을 두는 등 상품 운영의 응집력을 높이 수 있는 차별화된 점포 구성이다.
최근에는 한양대학교 학생복지관에 '뉴웨이브 한양대프라자점'을 열면서 대학 상권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해당 점포에는 스퀘어형 카운터 '푸드스테이션'을 마련하고 치킨, 피자, 구슬아이스크림 등 즉석식품 가시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세븐일레븐은 서울 롯데이노베이트 본사 1층에 미래형 편의점 'AX 랩 3.0'을 선보이는 등 로봇·AI(인공지능) 등의 기술 접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점포는 로봇과 AI 기술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기획된 곳으로, 새로운 유통 기술을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 건강한 식생활 먹거리 제공 초점…편의점4사, 식약처와 협업
이 밖에도 편의점4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업해 '튼튼먹거리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식약처와 함께 '튼튼먹거리 매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튼튼먹거리 매장은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이 되는 튼튼먹거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구분하고 진열하는 매장이다. 현재 1호점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세븐일레븐 뉴웨이브오리진점이다. 어린이와 학생이 학교나 학원 근처 편의점을 편히 이용해 편의점을 더 건강한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 외에 GS25의 경우 농축수산물, 조미료, 간편식 등 상품을 일반 편의점 대비 400~500종 이상 확대한 신선식품 특화 매장인 '신선 강화형 매장(FCS)'을 올해 1100개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이 소형 마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업계가 포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점포 숫자나 상품 판매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졌다"며 "체험형, 특화 점포들을 통해 주목을 받고 소비자 동선과 체류 시간을 확대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가 디저트·스포츠·문화·건강 등 트렌드 기반 점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 방문객들이 계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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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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