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는 9월 CEO 교체 발표…팀쿡은 이사회 의장으로
팀 쿡 애플 CEO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팀 쿡이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오는 9월 물러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애플은 2011년부터 15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팀 쿡이 9월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애플은 내부 인사인 존 터너스를 차기 CEO로 지명했다.
터너스는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그간 쿡 CEO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왔다.
쿡 CEO는 "애플의 CEO로 일하도록 신뢰를 받은 것은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일이었다"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데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후임 CEO인 터너스에 대해 "엔지니어의 마음과 혁신가의 영혼, 일관성과 영광을 갖춘 마음을 보유했다"며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애플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쿡 CEO는 1998년 애플에 합류해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사망한 2011년 CEO에 취임했다.
당시만 해도 잡스 창업자가 없는 애플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주류였지만, 애플은 쿡 CEO가 이끄는 동안 시가총액이 3천500만 달러에서 4조 달러로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유례가 드문 성장을 거듭했다.
매출액도 1천80억 달러에서 4천160억 달러로 4배로 늘었다.
이 기간 애플은 스마트 손목시계 애플워치와 무선 이어폰 에어팟, 비전 프로 등을 시장에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쿡 CEO는 주로 하드웨어 기업으로 인식돼온 애플을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성과도 거뒀다.
아이클라우드·애플페이·애플TV·애플뮤직 등을 출시하거나 강화했고, 이에 따라 애플의 서비스 매출만 해도 포천 40대 기업 수준에 맞먹는 1천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인텔과 퀄컴 등 외부 반도체 업체에 의존해오던 애플이 '애플 실리콘'이라는 이름의 자체 칩을 생산해 제품에 통합하기 시작한 것도 쿡 CEO의 '치세'에 이뤄졌다.
쿡 CEO는 인권·다양성·환경 등 문제에도 역량을 기울였다.
2014년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쿡 CEO는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 동성애자 인권을 주로 상징하는 무지개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었다. 또 탄소 발자국을 2015년 대비 60% 이상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터너스 후임 CEO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에 합류해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VP)이, 2021년에 수석부사장(SVP)이 됐다.
이 기간 터너스는 아이패드·에어팟 등의 개발을 이끌었고, 아이폰·맥·애플워치 등의 개발도 이어갔다.
특히 애플의 최신 아이폰인 아이폰17 시리즈를 통해 애플이 14년 만에 판매 대수 기준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하는 데 이바지했다.
터너스는 "애플의 임무를 이끌어가는 기회를 준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며 "나는 애플이 앞으로 수년간 이뤄낼 일에 대한 낙관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쿡 CEO는 지난 2월 직원과의 대화에서 "나는 5년 뒤나 10년 뒤에 누가 '그 방'에 앉아있을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은퇴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쿡 CEO가 이사회 의장이 됨에 따라 지난 15년간 의장을 맡아온 아서 레빈슨은 독립 이사가 된다.
또 터너스도 CEO로 취임하는 9월부터 이사회의 일원이 된다.
팀쿡 이어 50세 하드웨어통 선택한 애플…AI 전환도 성공할까
한편 애플의 '팀 쿡 시대'가 15년 만에 막을 내리면서 차기 수장으로 낙점된 존 터너스(50) 수석부사장(SVP)과 그의 경영 비전에 시선이 집중된다.
오는 9월 1일부터 '애플호'를 이끌게 된 터너스 부사장은 아이폰17과 아이폰 에어 등 개발을 이끈 하드웨어 전문가로, 쿡 CEO가 스티브 잡스 창업자로부터 CEO 직을 물려받았을 때와 비슷한 나이에 지휘봉을 잡게 됐다.
애플 이사회는 팀 쿡이 2011년부터 15년간 안정적으로 애플을 경영해온 것과 같이 애플의 경영진 가운데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터너스도 오랜 기간 애플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그를 차기 CEO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터너스 부사장이 쿡 CEO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왔다.
애플 내에서 '팀 쿡 도플갱어'로 불리며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던 제프 윌리엄스가 지난해 7월 은퇴를 발표하고, 쿡 CEO의 오랜 측근으로 꼽혔던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해 초 물러났기 때문이다.
애플의 제품 발표회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크레이그 페더리기(56) 수석부사장도 한때 거론됐으나, 이사회는 더 젊은 터너스를 택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터너스는 사내외에서 "카리스마가 있고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터너스 부사장은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 학사 출신으로, 2001년 애플에 합류해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VP)을 지내고 이어 2021년 수석부사장 자리에 오른 하드웨어통이다.
지금까지 아이폰, 아이패드, 맥 컴퓨터,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애플의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해왔고, 특히 한동안 침체를 겪었던 맥의 판매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애플이 그를 차기 CEO로 택한 것은, 앞으로도 애플이 아이폰을 비롯한 하드웨어가 핵심 제품인 회사로 계속 남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이 부상하는 상황 속에서도 애플은 하드웨어로 중심을 잡고, 그 기반에서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 AI 경험 등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을 낳는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 스마트 안경이나 동전 크기의 새로운 AI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여타 경쟁 거대 기술기업들과 달리 대규모 AI 모델을 직접 만들기보다 구글로부터 제미나이 모델을 도입하는 등 외부 AI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정책을 택했다.
자체 모델을 개발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AI 모델 경쟁을 지양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선택이 애플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당장 애플은 AI 혁신을 반영한 새 버전의 '시리'를 발표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출시하지 못해 'AI 지각생'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상황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쿡은 지울 수 없는 유산을 남겼고, 터너스는 특히 AI 분야에서 출범 초기부터 성과를 내야 한다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브스 분석가는 애플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AI 분야에서 '블랙베리 사태'를 피하려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이전에도 경고한 바 있다.
다만 터너스가 인텔 칩에서 자체 칩인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던 점 등을 거론하며, AI 전환 임무도 어려움 없이 해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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