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특집] 북극항로 시범운항 기항지에 포항 영일만항…포스코 화주 참여

트롬쇠 항만청과는 수소연료전지와 스마트 IT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항만 운영 협력 모델도 논의했다. 매즈 크비스트 프레데릭센 AEC 사무총장은 "포항의 북극항로 전략은 지방정부 주도 협력의 모범 사례"라며 "친환경...

[특집] 북극항로 시범운항 기항지에 포항 영일만항…포스코 화주 참여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전경. 포항시 제공

정부가 올 하반기 추진하는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포항 영일만항이 기항지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도 벌크선 시범운항 화주로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일만항이 북극항로 시대 핵심 거점 항만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9~10월 부산~로테르담 구간 컨테이너선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에서 포항 영일만항을 거쳐 북미 등으로 향하는 벌크선 시범운항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참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북극항로가 상용화되면 유럽과 북미 시장 물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운송 기간 단축과 탄소배출 저감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크다”고 말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과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해상 루트다.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운항 거리와 시간을 최대 30~40% 줄일 수 있어 연료비 절감과 탄소배출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미국·러시아·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북극항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북극항로를 활용한 유럽행 화물 운송 시험을 통해 운항 기간 단축과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

우리 정부도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시범운항과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극항로 상용화 가능성은 기후 변화와 함께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2023년 9월 북극 해빙 면적은 423만㎢로 나타났다.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후 평균치보다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빠르게 줄면서 항로 이용 가능 기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영일만항은 동해와 직접 연결된 지리적 강점을 갖추고 있다.

정부 차원의 북극항로 실증 사업에 포함되면서 북방 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포항은 철강 중심 산업도시에서 이차전지·수소 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 전환을 추진 중이다.

북극항로가 본격화되면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 기간이 단축돼 물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계는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진출이 단순한 항로 단축을 넘어 포항 미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북극항로 선점 나선 포항

포항시는 북극항로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국제 협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강덕 전 포항시장은 지난해 10월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북극서클총회(ACA)에서 국내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어 비즈니스 세션도 직접 주관하며 포항의 북극항로 전략을 소개했다.

북극서클총회는 매년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북극 국제포럼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북극 협력과 기후·에너지·해양 문제를 논의한다.

이 전 시장은 총회에서 포항의 산업·물류 전략과 함께 아시아와 북극, 유럽을 연결하는 ‘관문 도시’ 비전을 강조했다.

기후·해양·물류를 연계한 미래 도시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ACA 그림손 의장을 만나 오는 7월 포항에서 열리는 세계녹색성장포럼(WGGF) 기조연설 참여를 요청했다.

내년 개관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와 연계한 ‘북극 비즈니스포럼’ 포항 유치 방안도 제안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레이캬비크시를 방문해 아시아 도시 최초의 북극 협력도시 교류 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스웨덴 룰레오시와는 북극시장포럼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상협 포항시 항만과장은 “북극서클총회 참가를 계기로 포항이 기후·산업·해양 분야를 아우르는 국제 도시외교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북극권 네트워크 구축 속도

포항시는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전략 거점화를 위해 글로벌 협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지난 1월 노르웨이 트롬쇠에서 열린 ‘2026 북극 프런티어 콘퍼런스’에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방문단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세션에서 영일만항 미래 비전과 녹색 해운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 시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포항의 북극항로 개척 비전을 소개하며 영일만항을 북극권 물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방문단은 북극권 경제협력기구(AEC)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트롬쇠 항만청과는 수소연료전지와 스마트 IT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항만 운영 협력 모델도 논의했다.

매즈 크비스트 프레데릭센 AEC 사무총장은 “포항의 북극항로 전략은 지방정부 주도 협력의 모범 사례”라며 “친환경 해운과 산업 전환을 연계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포항시는 이번 방문을 통해 GGGI와의 협력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동시에 북극권 주요 인사들의 WGGF 참석 기반도 마련했다.

아울러 국제 해양·산업 전시회인 POEX를 적극 홍보하며, 포항이 국제 마이스(MICE)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도 부각했다.

포항 영일만항 인입철도를 통해 화물이 운송되고 있다. 포항시 제공

◆ 정치권·경북도 지원 본격화

경북도 역시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영일만항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는 지난해 9월 환동해지역본부장 직속으로 ‘북극항로추진팀’을 신설했다.

영일만항 북방 물류 거점화와 극지·항만 전문인력 양성, 관련 정책 발굴 등을 맡는 조직이다.

영일만항 확충은 경북도의 7대 광역공약 가운데 하나다.

도는 남방파제 2단계 건설과 항만 연계 교통망 확충 사업의 국가 예산 반영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북극항로 추진협의회’에서는 영일만항 발전 전략도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영일만항이 철강·에너지 분야 벌크화물 운송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경북도는 영일만항을 벌크화물 특화 항만으로 육성하고, 부산항은 글로벌 컨테이너 환적 중심항으로 기능을 분담하는 ‘투포트(Two-Port)’ 체계도 구상 중이다.

국회에서도 영일만항 북극항로 거점 육성을 위한 입법 논의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지난 2월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도 지난해 9월 ‘북극항로 개척 및 거점항만 지정·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후 관련 법안이 통합 논의되면서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됐다.

특별법에는 북극항로 활용 촉진과 조선·해양·에너지 산업 육성, 권역별 전략 수립, 지방자치단체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권역별 육성 전략과 지자체 사업비 일부 지원도 명문화됐다.

물류·산업단지 조성 지원 내용도 포함돼 향후 영일만항 배후단지 개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임미애 의원은 “영일만항을 북극권 에너지·자원 도입과 저탄소 철강 제품 수출을 위한 전략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북방경제 관문 도약 기대

포항시는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북극항로 활성화 위원회 운영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북극 관련 정책 연구와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포항 영일만항 북극항로 특화전략 포럼’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북극해운정보센터 설치 필요성과 영일만항 경쟁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북극항로 진출을 위해 정보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항만 운영 효율성과 글로벌 물류 대응 역량 강화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어 12월 포스텍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는 ‘영일만항 북극항로 크루즈 산업 활성화 포럼’이 열렸다.

포럼에서는 물류 중심 항로 활용을 넘어 관광과 연계한 복합 해양산업 발전 가능성이 제시됐다.

같은 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북극협력주간’에서는 ‘포항 영일만항, 북극과 만나다-친환경 해양도시와 북극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포항 세션도 진행됐다.

이 세션은 지방정부 가운데 유일한 공식 세션으로 마련됐다.

김정표 포항시 해양수산국장은 “북극항로는 단순한 운송로를 넘어 산업 구조와 글로벌 공급망을 바꿀 전략 자산”이라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포항을 북방경제 시대 관문 도시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항 영일만항 북극항로 특화전략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북극협력주간’ 행사에서 포항시와 북극경제이사회 관계자들이 교류 협력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