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전북민속예술축제를 보고 나서
송화섭(전 중앙대 교수,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장)
칼럼
새전북
2026년 06월 28일 12:38
승인
2026년 06월 28일 19:20
진안 북마이산 광장에서 제67회 전북특별자치도 민속예술축제를 참관하였다. 전라북도 14개 시군에서 겨우 순창군. 진안군, 임실군, 전주시, 익산시 5곳에서 민속예술팀이 참가하여 열띤 경연을 벌였다. 농악단 3팀, 들소리 농요 1팀, 풍장굿놀이 1팀이 참가하였다. 전라북도 14개 시군에서 절반도 출전하지 않했다. 전라북도 민속예술축제가 쪼그라들대로 쪼그라진 상태다. 전라북도 행정당국도 관심이 없고, 14시군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전라북도는 농도(農道)의 전통을 가진 유서깊은 민속예술의 본 고장이다. 1990년대에 전라북도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경력이 화려하다. 농도 전라북도의 민속예술은 정체성이요 경쟁력이다.
그러나 오늘 전북특별자치도 민속예술축제를 참관하면서 착잡함을 넘어서 자괴감이 들 정도로 전북민속예술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았다. 아직도 전북 14개 시군 곳곳에서는 민속예술을 지켜가려는 민속예술인들이 많다. 그리고 마을민속을 전승시켜가는 마을주민들도 많다. 그런데 전북도 행정기관에서 민속예술진흥에 무관심하니, 자연스럽게 14개 시군 행정기관에서도 무관심하여 전북민속예술이 깊은 수렁에 빠진 상황이다. 이웃 광역자치단체에서는 민속예술축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민속진흥에 안간힘을 쏟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깨의 힘이 쑥 빠진다. 전라북도 민속예술축제는 매우 형식적이다. 전북민속예술축제가 언제까지 이대로 갈 수는 없다. 농촌이 소멸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방치해놓으면 민속도 동반 소멸해 갈 수 밖에 없다. 민속예술은 무형유산이기에 한번 소멸되면 전승과 복원이 어렵다.
전북민속예술은 우도평야지대와 좌도산간지대에 다양한 민속유산이 전승되고 있다. 호남지역에서 풍요로운 농촌을 지탱해온 게 민속예술이다. 민속예술은 농민예술이다. 농민들은 매년 벼농사짓기를 하면서 세시풍속으로 민속예술을 전승시켜왔다. 민속예술의 세 요소는 농악(農樂)․농요(農謠)․농기(農旗)다. 농민들은 들판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농악기 소리에 들소리가 울려 퍼지고 농기맞이하는 미풍양속을 안고 살아왔다. 농촌의 이농현상으로 농악․농요․농기가 도시화되어 가고 있지만, 민속예술은 농촌의 현장에 있어야 제 맛이 난다. 민속은 농촌 현장에 있어야 생명력이 있다. 생명력없는 민속은 거짓민속이다. 최근 한국의 문화유전자 조사가 있었는데, 신명(神明:신바람)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늘 전북민속예술축제에서도 농악기에 맞춰 농요를 부르고 농기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서 전북민속예술의 참맛을 보았다.
전북특별자치도와 14개 지방자치단체에 다음 두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농악은 2014년 11월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는데, 그동안 주인이 없었다. 농악의 근원지는 호남평야다. 호남평야의 중심 전북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농악의 주인노릇을 해야 한다. 농악은 반쪽이다. 전북의 농악․농요․농기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 신청하여 선정되도록 전북도청이 주도적으로 앞장 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전북이 농악․농요․농기의 중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전북도와 지방자치단체가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은 방치행정이나 다름없다.
둘째,농악․농요․농기는 전북정신과 전북문화의 정체성이다. 정체성은 농악․농요․농기에 전북인의 영혼과 넋이 깃들어 있다는 말이다. 전북도청은 민속예술축제를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하여 대표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전북민속예술축제는 순수민속예술 분야와 공연민속예술 분야로 나누어 개최해야 한다. 순수민속예술은 농촌현장에서 주민들이 전승하는 민속예술을 말하는 것이며, 진정한 민속은 지역주민이 전승의 주체이어야 한다. 그러나 공연예술민속은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전승되는 상품화 상업화된 민속예술을 말한다. 오늘 전북민속예술축제를 참관하면서 순수민속예술과 공연민속예술이 혼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농악․농요․농기 민속예술진흥은 타 지역에서는 불가하다. 오로지 전라북도에서 가능한 민속예술이다. 이제부터라도 순수민속예술은 지속 전승으로 원형 보존에 집중하고, 공연예술민속은 글로컬시대에 문화산업화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문화행정을 펼쳐야 한다. 전통민속예술이 문화산업의 동력이라는 점을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입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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