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 전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머리 아픈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은 요즘 머리가 아프다. 아파도 이만저만 아픈 게 아니다. 부동산, 주식시장, 실업률, 검사의 보완수사권 철폐,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뭐 하나 시원하게 처리되는 일이 없다. 미국과의 관세협상도 지지부진인데, 한 주먹거리로 안 되는 쿠팡 요것들이 미국 백악관과 의회에 로비해서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다 된 것 같던 캐나다 잠수함 사업도 독일에 넘어갔다. 되는 일이 없다.
날씨는 무덥고 온열질환자가 8일 벌써 3천 명을 넘겼다. 태풍도 피해가니 가뭄이 더 심하다. 무더위 때문에 프로야구 경기가 무더기로 취소돼 버렸으니 국민들이 정신 팔 일이 없다. 축구는 월드컵과 올림픽 앞두고 외국인 심판에게 성접대한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다. 원래 독재정권은 ‘3S’라고 섹스·스포츠·스크린(영화, TV)의 절대적 도움을 받는다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운이 없는지 축구도 야구도 별 도움이 안 된다.
친문의 반란
그런 판에 같은 진영이라고 믿었던 놈들이 건건이 대들고 있다. 재건축이니 증축이니, 이놈이 대통령만큼 건축에 대해 알고나 떠드나. 이재명 대통령이 이래 뵈도 대장동, 백현동 그 이전에 서울 송파구-하남시와 함께 위례신도시까지 성남시장 8년 하면서 무려 3건이나 부동산 개발로 대박친 분인데, 감히 대통령께 재건축 증축 운운하며 기어올라? 하기야 그렇게 하니 촉새지 달래 촉새겠나?
촉새는 그렇다 치고, 청래는 도대체 왜 건건이 대들어? 무더위 땜에 양산 쓴 놈 말고 양산 쳐박힌 놈 사주를 받았나? 작년에 박찬대를 당 대표 시키려 했더니 청래 이놈이 나타나 ‘내가 진짜 친명’이라며 표를 도둑질해서 대표 가로채 갈 때부터 골치꺼리더니 갈수록 태산이다. 며칠 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말로만 “이재명 대통령 끝까지 보호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면서 말끝마다 대통령 물고 들어가는데, 이 놈 하는 것 보래이.
외로운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은 기초단체장인 성남시장에서 대통령될 때까지 겨우 8년 걸렸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 측근이라야 성남시장 때부터 데리고 다니던 김용, 정진상, 김현지 3총사 정도인데 이들과 그 방대하고 복잡다단한 국정 운영을 상의할 수 있나? 얘들이 외교를 알아, 안보를 알아? 경제를 알아, 금융을 알아? 검찰을 알아, 경찰을 알아 법원을 알아? 뭐를 알겠어? 삼척동자가 봐도 이들 3총사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보이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골치가 안 아프고 배기겠나?
원래 국정은 외교안보와 경제의 양축으로 굴러간다. 대통령에게는 외교안보를 믿고 맡길 사람도, 경제금융을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하다. 외교안보와 경제를 믿고 맡길 사람이 없는 이재명명 대통령은 외롭다. 좌파 대통령이라지만, 학생운동 한 적 없고 노동운동 한 적 없다. 민주화 투쟁으로 감옥 다녀온 적 없고 시민운동도 지역에서 잠깐 했을 뿐 어디까지나 비주류였다. 이른바 누구의 적통이라 말할 입장이 아니니 좌파 진영 어디에도 내 자리가 없다. 그러니 친문들이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힘들다
경기지사 때부터 급조된 친명 세력으로 당 대통령 후보도 되고(2021년) 당 대표도 되고(2022년) 대통령도 됐지만(2025년), 친명이 머릿수는 많아도 전력은 아직도 친문에 멀리 못 미친다. 구성원 각자의 기획력, 전문성, 전투력이 친문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언론, 노조, 학계, 시민단체 네트워크에서 친명은 친문에 절대 열세다. 친문은 2021년 노무현 대선 캠페인부터 시작해 벌써 25년 이상 경험을 쌓고 조직력을 발휘해 왔다. 전략 기획, 정책 전문성, 조직력, 여론전에서 친명은 아직 멀었다. 모든 것을 혼자 다 해야 하니 이재명 대통령은 힘들다.
이재명 대통령은 누구를 전폭적으로 믿을 수도 없다. 친형 친형수와도 원수 되다시피했는데, 누구를 믿을 수 있겠나? 그러니 본인이 쉽게 다룰 수 있는 결정적 약점 있는 자가 아니면 가까이 둘 수 없다. 김민석(2002년 노무현 배신)이나 송영길(인천시장 재직 시절 비서실장의 뇌물사건, 대표 경선 당시 돈봉투사건) 등과 손잡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김민석과 손잡고 보니 정청래가 악착같이 노무현 배신자 프레임을 덧씌우지 않는가? 아마 노무현 대통령이 생존해 있다면 이미 화통하게 용서해 줬을 텐데 말이다.
실무에도 어두운 보좌진
친명 의원들이 전투력 없고 조직력 없는 것은 그렇다 치고, 실무에도 어둡다. 외교안보나 경제같이 국정의 양축을 잘 알아서 해주면 좋겠지만, 그런 고차원적인 보좌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지역구민들과 자주 만나 국민의 작은 여론이라도 수렴해주고 정부 하는 일을 홍보해주는 역할이라도 잘 해주면 좋겠는데, 친명은 그게 잘 안 된다.
따지고 보면 이재명 대통령은 무려 8년간 기초단체장인 성남시장으로 일했다. 그리고 아직 그 경험의 기억이 생생한 상태로 대통령이 되었으니 주변 인물들이 이재명 대통령만큼 국민의 일상생활에 관한 지식이나 정보, 경험이 있을 리 있나? 기본적으로 이재명 대통령만큼 실무에 밝은 친명 의원이 별로 없는 것이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은 항상 사람에 둘러싸여 있지만, 항상 외롭게 앉아 있는 것이다.
참모는 보스보다 우수해야
참모는 보스보다 우수한 인물이라야 한다. 유방이 항우를 제끼고 천하를 통일하고 한나라를 세운 것은 자신보다 훨씬 유능한 참모의 보좌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략가 장량, 대장군 한신, 행정가 소하, 지략가 진평 등이 한나라를 세웠다. 당나라의 창업주 고조 이연은 탁월한 인물이 아니었다. 아들 이세민(당 태종)이 방현령, 장손무기, 이세적, 위지경덕 등을 거느린 영걸이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성남시장 시절 측근에 의존하는 정치는 레임덕을 앞당길 수밖에 없다. 이제 고개를 들어 널리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좁은 좌파 진영 내에서 알량한 적통 논쟁 하는 자들을 벗어나야 한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측근이여, 보스를 위해 무르팍을 비켜라.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 전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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