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섭
전 대구시의회 사무처장
대가대 행정학과 특임교수
대구는 능금꽃 향기로운 내 고향 땅이며, 팔공산 바라보는 해 뜨는 거리이다. 1971년 발표된 패티킴의 대구 찬가에 나오는 노래 가사다. 잘 살펴보면 대구는 살기 좋고 자랑거리도 많다.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낼 뿐이다.
대구는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구국의 중심이 됐다. 일제강점기 국채보상운동이 여기서 시작됐고, 6·25전쟁 때 자유민주주의를 끝까지 방어한 곳이다. 1960년대 국가 경제성장을 주도한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지도자를 배출했다. 2·28학생 운동 등 정치 민주화에도 가장 앞장섰던 곳이다.
경제만 보더라도 세계 1위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그룹의 모태가 되는 곳이다.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국가 물클러스터가 있는 물 산업 중심도시이며 섬유·패션, 자동차, 첨단 기계, 전자산업 등에 많은 우량 기업들이 있다.
내륙 분지로 지리적으로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 울창한 수풀과 가로수가 잘 조성되어 생활환경이 매우 쾌적하며, 상·하수 등의 도시기반시설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현진건, 이상화 등 문학가와 이쾌대, 이인성 화가와 같은 많은 문화계 거장들이 지역 출신이다. 비틀즈를 능가하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중 2명이 대구 출신이다.
근대골목, 김광석 거리, 치맥축제, 마비정 벽화마을 등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대구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살기 좋은 도시로서의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대구는 잠재력이 많은 도시이다. 공기 좋고, 물 좋고, 교통이 좋다. 특히 전국에서 물가가 가장 싸서 서민이 살기 좋다. 하지만, 일이 잘 안 풀릴 때 대구가 뭐 그렇지 라며 지역 탓을 하는 경우가 있다. 지역을 폄하하여 비꼬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냉소주의이다. 이런 잘못된 행태는 고쳐야 한다.
우리 지역이 극복하고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역사가 깊은 구도시(old city)는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이거나 시대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일반적으로 느리다. 유파스(Upas)나무 효과가 작동한다. 유파스나무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서식하는 데 독성과 번식력이 강하여 25Km 반경에 다른 동식물이 잘 살지 못한다고 한다.
좀 무뚜뚝하고 말을 아끼는 과묵한 성격은 외지 사람들 눈에 불친절하고 배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좀 더 개방적이고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중요 경제지표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 지역경제를 위해 대기업이나 우량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지하철화재사고 등 대형 사고의 불명예를 경험했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내륙 도시로 공항과 항만이 없어 발전할 수 없다고 자책한다. 부산과 포항을 외항으로 함께 상생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새로운 관문공항을 조성하여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긍정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존 듀이(John Dewey)는 민주주의는 고향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민주주의의 고향은 이웃공동체라고 말한다. 우리 스스로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지역을 사랑하고 홍보하는 일이 지역발전의 첫 걸음이다. 현대 조직에서 주인정신을 매우 중요시 한다. 주인정신이 없는 조직은 여건이 아무리 좋아도 성장, 발전하기 어렵다. 도시도 마찬가지이다
능금꽃 피는 해 뜨는 고향에서 자부심을 갖고 지역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대구사람이 아닐까? 지금 당장 대구를 칭찬하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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