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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트럼프 한마디에 무너진 시장… 외국인 2조 폭풍 매도

30일 코스피는 3% 가까이 급락하며 5270선으로 밀려났다. 장 초반에는 낙폭이 5%를 넘어서며 패닉 장세가 연출됐고, 이후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일부 낙폭을 줄였지만 시장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트럼프 한마디에 무너진 시장… 외국인 2조 폭풍 매도

(그래픽=핀포인트DB)

중동發 전쟁 위기가 금융시장을 정면으로 덮쳤다.

30일 코스피는 3% 가까이 급락하며 5270선으로 밀려났다. 장 초반에는 낙폭이 5%를 넘어서며 패닉 장세가 연출됐고, 이후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일부 낙폭을 줄였지만 시장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는 161.57포인트 내린 5277.30으로 마감했다. 개장 직후 25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출발한 지수는 한때 5151선까지 밀렸다. 이는 단순 조정이 아닌 지정학적 리스크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급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환시장도 동시에 흔들렸다. 원 달러 환율은 1515.7원까지 상승하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수급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압도적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8천억 원대 순매수를 기록하며 시장 방어에 나섰다. 다만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이며 헤지 성격의 거래가 병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촉매는 중동 정세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고, 친이란 세력이 미사일 공격에 나서면서 전면전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여기에 미국 지상군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 그는 이란의 석유 통제권과 관련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했다. 이후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미 시장은 불신이 커진 상태였다.

국제 유가 급등도 한국 증시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5달러를 돌파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유가 상승은 곧바로 기업 비용 증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무너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하락하며 반도체 업종이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5% 넘게 급락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바이오와 방산·에너지 관련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가 일제히 하락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부 방산 수요 기대를 자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은 전반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더 크게 작용했다.

금융주와 증권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업종 전반이 무너졌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거래는 늘 수 있지만,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더 크게 반영된 결과다.

반면 상승한 업종도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LG화학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유가 급등이 전기차 수요 확대 기대를 자극하면서 상대적 수혜주로 부각된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과 의료정밀, 금융 업종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방어적 성격의 일부 업종만 제한적 상승에 그쳤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수는 3% 이상 하락하며 1100선 초반으로 밀렸다. 장 초반 낙폭이 확대됐지만 이후 일부 회복 흐름이 나타났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섰고, 개인이 이를 받아냈다. 전형적인 위험 회피 장세에서 나타나는 수급 구조다.

개별 종목에서는 삼천당제약이 강세를 보였다. 경구 인슐린 개발 기대감이 이어지며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펄어비스 역시 신작 게임 흥행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에코프로비엠과 HLB, 보로노이도 상승하며 일부 바이오·2차전지 종목은 선방했다. 반면 에코프로와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하락하며 성장주 내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났다.

코오롱티슈진과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약세를 보이며 바이오 업종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관망이 아닌 적극적인 매매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대체거래소 거래까지 포함하면 시장 전체의 자금 이동은 더욱 컸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단기 이벤트로만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환율이 동시에 움직이는 ‘복합 위기’ 양상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의 향방은 중동 정세에 달려 있다. 전쟁 확산 여부와 미국의 대응, 그리고 유가 흐름이 핵심 변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반등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 시장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다. 공포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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