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성과급도 중요하지만, 이해가 잘 안되네요”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역 근처에서 만난 유현지씨는 투데이코리아에 “최근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때문에 돈을 많이 벌었다고 들었지만, 그동안 회사가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물론 회사 다니는 입장에서 성과급을 달라고 말할 수 있지만, 좀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근처에서 만난 이민우씨도 자신을 삼성전자 주주라고 밝히면서 “회사가 사업을 잘해서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고, 그걸 나쁘다거나 비하하는 것 아니다”면서도 “반도체 외에 가전이나 모바일 쪽은 안 좋다는 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다. 다른 회사도 아니고 같은 회사 내에서도 현재 실적이 갈리고 있는데, 성과급으로 주는 것보다는 그 재원을 현재 어려움에 있는 사업 쪽에 투자하는 방안이 어떨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응은 실제 현장에서도 나오고 있다. ‘삼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60대 남성 A씨는 최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노조에 고함’이라 적힌 1인 피켓시위를 벌이고 성과급 요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A씨는 피켓을 통해 “물심양면 전 국민의 성원과 양보, 희생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물과 전기, 사회 직·간접 자본 등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투데이코리아
특히 업계에서도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두고 우려 섞인 견해가 나오고 있다. 노조가 이달 7일 회사의 1분기 실적발표 뒤 40조5000억원 규모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는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은 270조원으로 추정할 경우 약 1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난해 회사의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금액 37조7000억원을 상회한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노조는 자신들의 주장을 일부 낮췄다는 입장이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영업이익 20% 기준으로 교섭을 진행했다”며 “교섭을 진행하면서 조정까지 가다 보니까 15%로 조정을 좀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초기업노조가 경기 평택사업장을 점거해 관리·감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단순한 생산차질 이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 특성상 가연성, 가연성 가스와 강산, 강염기 화학물질을 취급하는데, 파업으로 인해 배기나 방재 시설이 정상 가동되지 않을 경우 화학물질 유출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웨이퍼의 변질이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선 보안 작업과 작업시설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하지만, 해당 작업이 중단되면 웨이퍼가 변질하거나 부패해 기능적 가치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봉 기자
이러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노조의 파업 참여 촉구 과정에서 나오는 발언들을 두고서도 적절치 않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은 지난달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특히 회사 사내 메신저 등에서 부서명, 성명, 사번 등이 표기된 노조 미가입자 명단이 최근 확산되면서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도 사내 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이 확인했다”며 화성 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노조 가입이나 쟁의행위 참여 여부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며 “특히 노조 가입 여부는 민감 정보에 해당되기에, 이를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 수집할 경우 현행법 위반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 속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가처분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반드시 인용돼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전날(16일) “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위법한 쟁의행위로부터 경영상 중대한 손실 및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고자 한다”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가 헌법상 보장된 조합의 쟁의행위를 막는 것이 아닌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나 인명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신청했다”며 “법에서 금지하는 쟁의행위를 예방하고, 장비 손상이나 원료 폐기 등의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의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이 가처분 신청의 취지인 만큼 빠른 시일 내 인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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